• 금능석물원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1245
오시는길
제주국제공항 정류장에서 좌석버스 37번 승차 후 민속오일장 정류장에서 시외버스 서일주(제주.한림.서귀) 환승 후 금능석물원 정류장 하차
한줄정보
이용시간 8시30분~18시 / 입장료 4천원(성인기준) / 주차장 有 / 연중무휴
상세설명
365일 거센 바람을 품고 있는 제주에는 곳곳에 물질 나가는 해녀를 비롯한 여자들도 참 많다. 그리고 어딜 가나 발에 채이는 건 제주의 돌들. 구멍이 숭숭 난 현무암은 화산섬 제주의 아이덴티티를 통째로 상징하는 고마운 돌이다. 실제로 현무암은 돌하르방을 비롯한 제주 전통집 앞을 에워싸고 있는 낮은 키의 돌담들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지금은 뜸해졌지만 90년대에는 제주를 찾았다가 돌아오는 관광객들의 손에 가장 많이 들린 것이 돌하르방 열쇠고리였다.

그럼 이 돌하르방은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까. 제주를 안내하는 길목 곳곳에 그 친숙한 모습의 하르방이 따스하게 웃고 있어도, 그 유래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돌하르방의 탄생을 알고 싶다면 금능석물원으로 향해보자. 50년 넘게 돌하르방과 함께 해온 석공예 명인 장공익(82) 옹이 객들을 반갑게 맞아줄 거다.

13살 때 돌을 가지고 놀면서 석공예의 길에 들어선 공익 옹은, 스물 두살 군 제대 후 돌로 해녀상과 재떨이 등을 만들어 팔면서 생업을 잇기 시작했다고. 그러나 돌을 깨 만든 단조로운 형상을 다른 지방에서 모방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그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예술성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속돌로 만든 최초의 돌하르방이 대박 났고, 그조차 모사품이 판을 치게 되자 더욱 까다로운 돌을 고르게 된 것이 바로 오늘의 현무암질 돌하르방이다. 현무암은 강하다기보다 질긴 돌이라 더 오래 매달려 있어야 했다. 27살의 공익 옹은 그렇게, 투박하고 질긴 현무암에 매달려 한평생을 살아온 것. 지금은 그 작품성과 장인정신을 인정 받아 60개국 이상의 나라 곳곳에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투박하고 거친 모습이 좋아 사랑했던 돌하르방을 점차 잊어가는 관광객들 때문에 공익 옹은 씁쓸하다. 점점 더 고운 모습의 돌하르방을 찾게 되면서, 다른 암질로 만들어진 ‘가짜’ 돌하르방이 판을 치고 있는 것. 옛날에 비해 수요가 뚝 떨어졌지만, 그는 여전히 홀로 현무암 돌하르방을 지키고 있다.

늙은 석공의 왜소한 체격처럼, 실제로 석물원에는 볼거리가 많지 않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현무암들이 여기저기 거칠게 널브러져 있고, 개중에는 형체를 갖춰가는 하르방의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이 ‘별볼일 없는’ 석물원에 돌하르방의 진짜 가치를 알기 위해 찾아야 한다. 그리고 석공을 닮은 돌하르방의 인자한 미소를 손끝으로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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