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색의 커다란 간판이 식당 아이덴티티의 전부라 할 정도로 볼품없는 외관을 보고, 여성 분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할 지도 모르겠다. 어엿한 건축물이 아니라 암벽 위로 위태롭게 서 있는 작은 집 같은 외관을 가진 ‘사계절’에 대한 첫인상은 이렇게 시작된다.
신발을 벗고 홀로 올라서니 의외로 깔끔한 인테리어, 단정한 테이블 세팅이 놀랍다. 역시 무엇이든지 첫인상으로 전체를 재단하려 드는 무모한 확신은 위험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손님 한 명 한 명,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주인 분들의 친절함까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동안 불친절한 맛집도 많이 만나왔던 잭인지라 이런 작은 부분도 가슴에 깊이 남게 되더라.
오리와 닭 요리만 취급하는 메뉴 차림도 아주 심플하다. 불고기 류나 백숙 등의 탕으로 나뉘는데, 사계절은 오리불고기와 오리백숙이 아주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식당 주변에서 주인이 직접 키운 오리를 손질해서 쓰기 때문에 싱싱함은 말할 것도 없고, 맛도 아주 좋다. 그래서 공장에서 이미 손질을 마치고 포장되어 나온 오리를 쓰는 집보다 투박하게 손질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육질 자체는 굉장히 부드럽다. 오랜 시간 푹 우러난 국물도 시원하고 고소하며, 깊은 맛의 여운이 입안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