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수번호 순으로 처리하오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정성을 다하겠습니다!’-돼지팥빙수-
이곳이 은행인지 빙수가게인지...여름이면 어김없이 대기표를 뽑아들고는 기다림에 기다림을 반복해야하는 빙수전문점, 동래 ‘돼지팥빙수’.
사르르 녹는 우유얼음에 수제팥을 넣은 시원하고 달콤한 빙수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로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팥은 중국산을 쓴다고 당당하게 밝히고, 비싼 연유대신 우유에 단맛을 조금 가미하여 시중의 팥빙수보다 좀 덜 달게 만드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라는 곳. 잘 삶아진 팥 위에 큼지막한 인절미 두 조각을 고명으로 얹고, 도자기 그릇으로 고전미를 완성시킨 빙수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우유얼음과 적당한 당도의 텁텁하지 않은 팥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다. 굉장히 심플하지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맛.
고유의 맛을 느끼려면 팥과 얼음을 섞지 말고 그대로 떠먹으라는 것이 사장님의 조언.
이미 얼음위에 오른 푸짐한 양이 무색하게, 팥은 부족하면 언제든 리필이 가능하다는 점도 잊지 마시길.
기본 메뉴인 팥빙수 이외에도 고소한 견과류빙수, 쌉싸래한 녹차팥빙수, 달콤한 대추팥빙수, 따끈한 단팥죽이 있으니 취향대로 골라먹어도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