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망고(mango)
망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열대 과수로 말레이반도, 미얀마, 인도 북부가 원산이다. 생산량이 세계 5위이며 종류도 상당히 많다. 비타민Ark 풍부하며 카로틴은 푸른 잎 야채와 거의 같은 양이 들어 있다. 날로 먹기도 하고 디저트와 과자의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과육을 갈아 샐러드 드레싱이나 소스, 스프 등에 사용하기도 한다. 필리핀의 망고는 태국이나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당도가 월등히 높고 저장성이 좋다. 또 한국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메리트는 저렴한 가격. 오죽하면 필리핀에 가서 망고만 실컷 먹고 와도 비행기 표값은 뽑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2. 파파야(pap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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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벌써 낯이 선 사람들도 제법 있겠다. 파파야는 콜럼버스가 처음 맛본 후 '천사의 열매'라며 극찬했다는 과일이다. 열량은 낮은데 비타민 A, B, C, E와 식이섬유가 풍부한 것은 물론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노약자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열매는 날로 먹거나 잼, 설탕에 절인 과자 등을 만들어내며 익지 않은 열매는 소금에 절여 쓰기도 한다. 잎과 어린 열매를 고기와 함께 찌면 고기가 연해지며 꽃과 속을 함께 채소로도 활용한다. 종자는 독특한 맛이 있어 향신료로 쓰이기도 한다.
3. 망고스틴(mangosteen)
말레이시아 원산의 망고스틴은 향기가 은은하고 새콤달콤하며, 열대과일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 실제로 빅토리아가 즐겨먹던 과일이기도 하니 진짜 여왕의 과일, 혹은 과일의 여왕이라 불러도 무방할듯하다. 자주색 껍질을 벗겨내면 새하얀 과육이 마늘 육쪽처럼 보송보송하게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 망고스틴 과육의 색소에는 타닌이 들어 있어 쉽게 색이 변하지 않아 염료로 쓰이기도 한다. 따로 수정을 하지 않고 종자를 만들어 심으므로 예부터 동일한 품종으로 이어져 왔다.
재배가 어려워 극히 제한된 지방에서만 자라는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타이완, 인도, 스리랑카 등과 함께 필리핀도 주산지 중 하나다. 필리핀 재래시장에서 저렴한 값으로 맛볼 수 있는 망고스틴! 한국의 중국집 디저트로 나오던 그 얼린 망고스틴이 아니다. 필리핀에서는 얼지 않고 생생히 살아있는 망고스틴을 맛볼 수 있다.
4. 코코넛
코코넛의 진짜 실체를 알고 나면 까도까도 새로운 모습이 나오는 사람을 두고 양파같다는 말보다는 코코넛같다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 매끈한 연녹색의 껍데기가 실컷 벗겨놓고 나면 털복숭이 곰처럼 우악스러운 실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필리핀이 주산지는 아니지만 열대과일인 만큼 보라카이나 세부등지에서도 코코넛 야자수나무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대개는 코코넛음료를 보고 한국의 '코코팜'같은 음료의 맛을 기억해내는 경우가 많다. 초심자들이 쉽게 저지르는 실수인데, 메론바가 실은 참외맛인 것처럼 코코팜도 진실되게는 포도맛에 가깝다. 실제 코코넛 맛은 프림과 이온음료가 섞인 느끼함이 지배적인데 그 속에 오묘한 코코넛 향이 숨어 있다. 이 맛을 찾아내는 사람들은 서서히 코코넛의 매력에 중독되는 것이고, 그 엽기적인 첫맛에 혀를 내두르는 사람들은 한국으로 돌아와 "그것 참 더럽게 맛없더라"고 소문을 내는 것. 진짜 코코넛의 매력을 알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를 인내할 자신이 된 사람들만 이 까다로운 과일에 시도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