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닭은 부산의 3대통닭이니 5대통닭이니 하는 거대한 라인업에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지만 양정일대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진정한 미식가(?)들만 알음알음 찾아간다는 ‘우리동네 숨은 맛집’이다. 1975년 개업 이래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서 한결같은 맛을 보여준 터라 그런지, 저녁 시간에 찾아간 잭은 동네 허름한 노포에 이토록 많은 사람이 찾아와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메뉴는 닭집에서 팔만한 평이한...줄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았다. 양념과 후라이드는 차치하고 통구이, 닭똥집튀김과 볶음, 닭개장, 닭강정, 불낙치킨, 한방삼계탕, 게다가 족발까지. 장담컨대 이 모든 메뉴가 맛있을 리는 없다. 이건 뭐 식당도 호프도 아닌 것이, 정체성이 너무 모호하다. 빠른 시간 내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장황한 메뉴는 간단히 무시하고 국민메뉴 반반치킨을 주문한다. 늘 그렇듯 샐러드와 치킨무, 양념장, 소금쟁이 평이하게 깔리고 사라다와 된장도 추가로 세팅된다. 그 쓰임을 알 수 없는 된장이다. 하얀 접시에 정확히 공평하게 반반 나눠 나온 통닭의 자태. 척보기에도 튀김옷이 굉장히 바삭해보였는데, 한입 먹어본 맛은 좋게 말하고 아주 바삭하고 담백. 나쁘게 말하면 입천장 까질 것 같은 바삭함이다.
기름기도 그다지 많지 않고 느끼한 맛없이 담백한 튀김 향을 내는 후라이드는 일단 통과. 단맛이 강했던 양념은 살짝 비호감. 그래도 애들 입에는 맛있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