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친구 모임이나 연인과의 데이트가 있을 때, 식사만 하고 헤어지는 경우는 잘 없는 것 같다. 식사 후에 다시 카페로 향한다던지, 공원을 산책한다던지, 영화를 본다던지..
다람쥐 쳇바퀴마냥 정해진 코스. 좀 지루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식사공간에서 음식 외에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음식점에는 먹는 공간만 존재하면 된다는 편견을 깨고 복합 문화 공간이 존재하는 곳.
기장의 토속음식점 흙시루. 입구에 들어서면 안내도가 눈에 띄는데, 본채와 바깥채, 사랑채, 안채, 행랑채, 중간방, 별관, 민속관, 휴게실, 토굴 등 음식점이라기보다는 문화재의 형태에 가깝다.
흙내음 가득한 토굴식 방으로 안내받은 뒤 메뉴판을 보니 종류도 많은 편이다. 유황오리가 대표메뉴이긴 하나 오리황토 가마구이, 녹두전복오리탕 외에도 단호박 갈비찜, 한정식, 버섯회, 보쌈, 들깨수제비, 잔치국수, 생가오리회, 인삼튀김 등 듣기만 해도 몸이 건강해질 것 같은 보양식으로 가득하다.
이곳의 대표메뉴격인 단호박 유황오리는 단호박 안에 훈제 유황오리를 넣어 불가마에서 구워낸 요리로, 오리는 기름기가 쏙 빠져 매우 담백하면서도 단호박의 달콤함과 잘 어우러져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다.
오리황토 가마구이는 20여가지의 한약재를 첨가하여 약 450도 이상의 황토도기에서 3시간이상 구워내어 외관상으로도 매우 담백해 보이며, 실제로도 매우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육해공의 음식들을 다 맛볼 수 있는 한정식(시골밥상)은 계절에 따라 나오는 반찬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고 하니 참고로 해둘 것.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서인지 맛이 조금은 심심한 것이 마치 시골 할머니께서 차려주신 밥상 같았다.
전반적으로 화학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아 음식이 조금은 심심할 수는 있으나, 먹는 내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항상 손님으로 넘쳐나는 곳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기대 딱 그대로의 맛이었다.
식사 후에는 흙시루 내부에 있는 민속촌과 허브농원, 동물원 등을 구경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정원수와 야생화, 동물을 감상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오기에도 좋을 것 같다.
이곳은 단체나 가족모임에 적합한 곳이 아닌가 싶은데, 예약이 항상 밀려있으니 사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겠다.
Jack's Tip.
매주 토요일 2시에는 떡메치기 행사, 11월에는 민속놀이경연대회, 계절별로 봄에는 야생화 및 분재 전시회, 여름에는 조롱박 및 수세미 축제, 가을에는 국화축제까지 개최한다고 하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