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지하에 입성하면 복작복작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 어디선가 재채기 돋는 매운 소스와 불향이 어우러진 맛있는 냄새가 난다면 십중팔구 팔선생일 터. 실제로 도착해본 현장에는 늘 그렇듯 중앙 오픈키친 안에서 장정 서너 명이서 철판 위를 부지런히 오가는 모습이 보인다. ‘ㄷ’자 형태의 다찌로 되어있고 안쪽으로는 일본의 오꼬노미야끼집처럼 철판이 길게 깔려있다.
팔선생의 가장 큰 매력은 볶음면에 들어가는 야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 오픈키친 바로 앞에 마련된 셀프바에서 좋아하는 자신의 기호에 맞는 야채를 플레이트에 담아 안으로 건네면 끝이다. 야채는 숙주나물과 양파, 청경채, 부추, 당근, 대파 등으로 메인은 숙주와 양파다. 이곳에서는 접시에 야채를 얼마나 높게, 그리고 많이, 피사의 사탑처럼 쌓을 수 있는 지가 관건. 진정한 팔선생 초보와 고수를 가려낼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허나 과유불급이란 옛말이 있다. 욕심 부린다고 야채를 깡패같은 양으로 담아주면 그만큼 면과 고기가 적게 들어가니 참고하시길.
쫄깃한 쌀국수 면발과 야채 전반에 스며들어간 마법의 팔선생 소스가 맛의 절반 이상은 먹고 들어간다. 약간의 달큰함과 칼칼함을 동시에 갖고 있는, 마성의 소스이기 때문. 여기서 매운맛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적당한 매운맛을 원한다면 기본으로도 충분하다.
뭉근하게 졸여지고 볶아져 달달한 맛을 내는 양파와 익으면서 특유의 물컹한 식감을 내는 팽이버섯, 숙주나물이 한데 어우러져 맛이 더욱 풍부해진다. 야채 싫어한다고 다 덜어내면 밋밋한 쌀국수 면과 고기만 씹게 되므로 이 점 역시 참고하길. 간장 베이스로 만들어진 소스는 그날그날의 사람 손맛에 따라 싱겁기도, 짜기도 하다. 어쨌든 대충 만들어도 기본적으로 침샘을 어택해주는 맛, 강력한 끌림이 있는 맛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