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두 가지 특징을 먼저 설명하는 것이 좋을듯하다. 먼저, 창원시로부터 ‘착한 가게’로 선정된 모범음식점이라는 것. 둘째는 가짓수가 몇 되지 않는 밑반찬 맛이 아주 맛있다는 거다. 장맛 좋은 집의 음식은 믿어 의심치 말라던 잭의 충고를 기억할는지. 깍두기가 웬만한 국밥집을 능가하는 맛, 그리고 새콤달콤한 오이무침은 거의 본좌급이라 할 만하다.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오이무침을 리필하는 말뿐이니 짐작이 갈 만하다.
메뉴는 생각보다 다양한 구성이다. 석쇠불고기와 소국밥 외에도 설렁탕, 도가니탕, 모둠수육, 도가니수육까지 가짓수가 여섯이나 된다. 불고기집에 이 정도 구성이면 아주 넉넉한 편이다. 그래도 소고기 요리로 통일했으니 웬만큼의 전문성도 갖춘 느낌이다. 단, 도가니가 들어간 탕과 수육은 한우가 아닌 호주청정우가 사용됐다. 살짝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도가니가 얼마나 귀한 부위인지 생각해보면 이해는 된다.
불고기 스타일은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석쇠를 이용해 구워내 불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다. 또 다진 고기가 전처럼 뭉쳐 나오는 것까지 비슷한데, 맛은 조금 다르다. 은근히 부석해보일 것 같은 비주얼이었는데 상당히 촉촉하다. 게다가 그렇게 곱게 다져졌는데도 속속들이 육즙을 가두고 있었다. 양념은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하다.
굵직한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 소국밥은 국물이 끝내준다. 진하게 우러난 육수 위로 둥둥 떠 있는 고추기름은 건더기와 함께 한바탕 거나하게 풀어지면, 칼칼한 뒷맛을 선사해준다. 구수하고 시원한 첫술로 시작해 매콤칼칼한 뒷맛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기승전결을 담고 있는 맛이다. 불고기와 함께 주문하면 밸런스가 잘 맞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