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사 :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카메라에 담다
  • 1. 광화문광장

    한여름 이순신장군동상 앞 세차게 뿜어져 나오는 분수대의 시원한 물줄기 사이를 누비며 물장난을 치는 어린이들의 모습, 시국이 불안할 때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촛불을 밝힌 채 한 목소리를 내던 모습, 10집을 넘긴 장수가수가 ‘거리의 악사’처럼 공연장으로 활용하던 모습, 실제로 가본 사람에게는 넉넉한 쉼과 뜨거운 열정, 끈끈한 연대의 체험으로 기억되는 곳. 가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뉴스나 신문에서 영상과 사진으로 눈요기하던 곳, 서울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광장1번지, 바로 광화문광장이다.
     
        
    2. 선유도공원

    선유도는 한강 한가운데 둥둥 떠 있는 섬이다. 이름은 신선이 노니는 곳이라는 뜻에서 ‘선유도(仙遊島)’. 1965년 양화대교 개통 이후부터 교각 역할을 하다가 1978년에는 서울 서남부의수돗물을 책임지는 정수장으로 쓰이기도 했다. 그렇게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다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기존 정수장 시설을 그대로 활용한 미래형 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3. 여의도공원
     

    서울처럼 커다란 한강이 도시 전체를 가로질러 흐르는 경우는 드물다. 강이 수도를 관통하는 경우는 많지만 그 어딜 가도 한강만한 규모는 찾기 힘들다는 말이다. 이 한강 둔치에 있는 시민공원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곳이 바로 여의도한강공원이다. 잘 보조된 수목과 잔디가 푸릇한 녹음을 뿜어내고 있는 공원은 마치 미국의 센트럴파크를 연상케 한다. 도심 한가운데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하는 커다란 공원이 들어서 있는 셈. 매점, 카페, 보트장 등 갖가지 편의시설도 갈 갖춰져 있어 특히 인기가 좋다.
     
    4. 북촌한옥마을

    원래 북촌은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를 이르는 지명을 뜻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위치한 전통한옥 밀집 지역을 가리켜 북촌마을이라 부른다. 한데 이 말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조선시대 고관대작들과 왕족, 사대부들이 모여서 거주해 온 고급 살림집터가 있던 자리였고 일제강점기 말부터 우후죽순 한옥이 많이 지어진 것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종로구 가회동, 삼청동, 원서동, 재동을 모두 포함하는데 그중에서도 가회동 11번지와 31번지, 33번지 일대는 한옥이 가장 많이 들어서있어 북촌마을 내에서도 알짜배기로 불린다.
     
    5. 창덕궁(후원)

    창덕궁은 조선조 5대 궁궐 중 가장 으뜸이라는 경복궁보다 더 많은 수식이 따라다니는 궁궐이다. 한국 궁궐 중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 조선조 왕들 중 세종을 제외한 모든 왕이 경복궁보다 더 사랑했다는 곳,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지은 조선식 궁궐까지. 너무 많아 일일이 다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특히 창덕궁 후원의 아름다움은 창덕궁의 건축이 그러했듯,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살린 데 있다. 낮은 야산과 골짜기, 자연의 민낯을 그대로 보존한 채 정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으로 손을 댔다. 그 덕에 부용정과 부용지, 주합루와 어수문, 영화당, 불로문, 애련정, 연경당 등 수많은 정자와 샘들이 그 어떤 궁궐보다도 많다. 그중 부용지와 부용정은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 인기가 좋다. 특히 꽉 찬 가을 무렵, 후원의 나무들이 단풍 옷으로 갈아입은 모습과 입동의 문턱에서 우수수 낙엽을 떨어뜨리는 모습은 운치만점이다.
     
    6. 덕수궁돌담길

    덕수궁돌담길, 수많은 노래에 등장한 익숙한 이름이다. 그 노래들은 모두 슬픈 선율에 이별의 내용이 담긴 가사가 떠다니는 노래들. 덕수궁돌담길은 왜 이별의 상징적인 소재로만 쓰였을까. 그건 아마 덕수궁돌담길을 연인과 함께 걸으면 얼마 안 돼 헤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기 때문일 거다. 혹자는 옛날 이 자리에 가정법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오늘도 역시 연인들은 개의치 않고 이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이 길은 덕수궁 가장자리를 쌓은 돌담 바깥에 난 산책로라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이 길은 서울시립미술관 앞 분수대까지 이어지는데, 봄에는 신록이 터널을 이루고 가을에는 은행나무의 노란 물결이 일렁이는 등 사계절 내내 옷 갈아입는 가로수를 볼 수 있다.
     
    7. 명동성당


    한국 가톨릭교회의 시작이자 민주화의 성지와도 같은 곳인 명동성당. TV, 영화 속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고전적인 내부 모습이 특징이다. 아 물론 길이 69m, 폭 28m에 동판으로 되어 있는 웅장한 지붕, 45m에 달하는 종탑의 높이까지. 마치 외국의 건축물을 보는듯한 아름다운 외부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딕양식 건축물이자 사적 제 258호로 지정된 명동성당은 115년이란 기나긴 시간의 터널을 한국 사회와 함께 지나온 역사의 상징이다.
     
    8. 경희대

    한국에 있는 대학교 중 캠퍼스가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경희대. 수십 개의 열주가 웅장하게 들어서 지붕을 받치고 있는 본관부터 그리스신전을 연상케 하는 스케일이다. 외국의 성당처럼 지어진 평화의전당 역시 경희대의 랜드마크이다. 봄에는 벚꽃 풍경으로, 겨울에는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학교 전체가 설국의 나라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사진가들에게는 출사지로 이미 오래 전부터 유명했다.
     
    9. 가로수길

    지하철 3호선 신사역 근처 기업은행 옆에서 시작되어 현대고등학교가 들어선 압구정로까지 약 700m 가량을 다정히 잇는 길, 왕복 2차선 도로 따라 빼곡하게 들어선 은행나무와 한껏 빛 바랜 황금빛 잎사귀들이 우수수 떨어지던 거리. 바람 따라 넘실거리는 노란 추억을 발로 퉁퉁 튕기며 걸어가는 거리에는 따스하고 깊은 커피 향과 고소한 음식 냄새가 배어있다.
     
    10. 청계천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물길 양옆으로 수풀이 가득 피어오르고 물속으로는 크고 작은 물고기가 유영하다. 지저귀는 새소리와 풀내음이 그 어떤 것보다 감미롭기 그지없다. 청계천 산책로에 놓인 22개의 다리는 저마다 품고 있는 볼거리가 있어, 끝없이 이어진 이 길이 외롭거나 지루하지 않다. 아 물론 이곳 역시 커플 천국 솔로 지옥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마음 약한 솔로는 누구라도 한 명 끼고 와서 사뿐사뿐 걷길 바란다.
    또 청계팔경만 봐도 청계천 풍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답이 나온다. 분수대와 야외 공연장이 있는 청계광장이 제1경, 광통교가 제2경,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도자벽화로 재현한 정조 반차도가 제3경, 패션분수와 벽화작품을 볼 수 있는 패션광장이 제4경, 옛날 아낙네들이 빨래하던 자리를 꾸며 놓은 청계천 빨래터가 제5경이다. 제6경은 소망의벽, 제7경은 존치교각과 터널 분수, 마지막 제8경은 청계천 복원 구간 가장 끝의 버들습지로 수생식물을 심어 놓은 자연생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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