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중학교 국어책이나 미술책에서 강렬한 선으로 거칠게 그려진 ‘흰 소’의 그림을 한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종이 살 돈이 없을 정도로 지독한 가난에 시달려야 했지만, 담배 속 은지에 그림을 그리며 예술혼을 불태웠던 화가 이중섭의 작품이다.
제주는 그를 기념하기 위한 거리를 만들고 미술관을 세웠다. 왜냐고?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이리저리 피난길에 올랐던 이중섭 가족이 최후의 은신처로 제주에서 1년간 머물렀기 때문이다. 미술관 옆에 있는 그가 살았던 초가집은 현재,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데 일체의 변형도 가하지 않은 채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초가집 한 켠에 딸린 작은 쪽방에서 일가족 모두가 부대껴야 했던 고단한 시절, 이중섭은 <서귀포의 환상> <게와 어린이>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을 그리게 된다. 이를 비롯한 이중섭의 주요 작품들이 이중섭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데, 그 양이 얼마 되지 않고 그나마도 복사본이라는 사실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이중섭이 부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절절히 담아, 직접 쓴 편지에서 아쉬움은 다시 감동으로 승화되기도 한다.
Jack's Tip.
1. 미술관 내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대신 1층 복도에 마련된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와 함께 찰칵! 할 수 있는 포토존을 이용하길 바란다.
2. 근처에는 이중섭문화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바닥이나 전봇대 및 카페 디자인에서 다시 이중섭 작품과 만나볼 수 있다. 예술의 거리를 표방하고 있는 곳인 만큼, 디자인 카페와 공방이 많이 들어서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