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물이 아닌 사골 국물을 육수로 쓰는 칼국수집이다. 반죽에서부터 썰기까지 직접 하는 수제 면발의 쫄깃한 식감과 칼칼한 국물 맛이 이집만의 매력이다. 전날 과음해 쓰린 속을 부여잡으며 지옥의 숙취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찾아가 봐야할 집이랄까.
돼지수육과 문어숙회도 칼국수 못잖게 이 집의 명물 중 하나. 수육의 두께는 두툼한 편이라 삶아진 후에도 흐트러지거나 부서짐 없이 원형 그대로를 잘 간직하고 있다. 또 수육을 어찌나 잘 삶았는지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러운 육질과 식감이 인상적이다. 문어숙회는 일반 전문점보다는 슬라이스 자체가 조금 두꺼운 편이라 호불호가 나뉜다. 잭은 개인적으로 종잇장처럼 얇은 슬라이스를 좋아해서 그다지 추천하고 싶진 않다.
쌍팔연도 스타일의 사기그릇을 비롯한 곰팡이 내려앉은 눅진한 벽지까지, 곳곳에 세월의 더께를 뒤집어쓴 노포지만 맛 하나만큼은 대학로 일대를 사로잡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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