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는 한국으로 치면 철저하게 외진 시골과 같은 곳이다. 시골이라도 나름대로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시골도 있는데, 대마도는 도시화의 때를 가장 덜 탄 자연 그대로의 민낯을 가장 잘 간직한 곳이랄까. 그래서 시내라 해봤자 한국 시골의 읍내보다 못한 사정이고 일본에서 그 흔한 편의점 하나 없는 풍경이다.
대신, 큰 길 없이 작은 골목골목이 실핏줄처럼 이어지는 거리는 따스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차도 거의 없으니 매연도 없고. 상업화된 커다란 가게보단 오래 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오가는 객들에게 밥 한 끼씩 차려주는 걸 업으로 삼아 지금까지 버텨온 클래식한 노포들이 많이 보인다. 잭이 너무나 좋아하는 분위기.
야에식당 역시 시마이플라워샵 길 건너편, 커다란 건물 옆 골목으로 조금 파고들면 보이는 허름한 노포다. 언제 달았을지 모르는 빛바랜 간판아래 작고 소담스러운 집. 그래도 문 열어보면 다찌에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고 일본 청주도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는 것이, 여느 일식집 못잖은 분위기가 제법 풍긴다.
한국인을 위한 메뉴판이 준비되어 있으니 주문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대마도는 나가사키현에 속하니 뭍에서 건너온 유명한 나가사키짬뽕 한 그릇과 덮밥류 한 가지를 시켜서 일행과 함께 먹으면 좋다. 타인덮밥은 쯔유에 부드럽게 익힌 돼지고기에 부드러운 계란물을 얹어 스크럼블처럼 살짝 익혀준 규동 타입이다. 맛은 늘 그렇듯 짭조름하고 달달했다가, 끝에서는 깊은 맛으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