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스버거, 정성이 담겼다면 값이 조금은 비싸..
  • 자연에서 답을 구하고 정성으로 포장한 햄버거
    미국 맥도날드를 넘어서다  
     

    ▲모스버거 매장입구 모습
     
     모스버거는 일본의 국산 브랜드 햄버거 프랜차이즈다. 일본 내에서는 맥도날드보다 인기가 많은데 주문 즉시 바로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무농약 채소를 사용해 언제나 신선한 햄버거 맛을 즐길 수 있다. 다른 가게의 햄버거보다 채소가 유독 푸짐하게 나오는데, 영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고 한다. 시내 곳곳에 체인점을 두고 있으며 가격이 저렴해 여행 중 부담 없이 들르기 좋다. 산(Mountain), 바다(Ocean), 태양(Sun)의 앞 글자에서 따온 ‘모스(MOS)’라는 이름은 인간과 자연에 한없는 애정을 베풀고 싶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햄버거를 주문하고 나서 받게되는 대기번호. 이 번호를 보고 점원이 햄버거를 가져다 준다.
     
    모스버거의 맛을 논하기 전에, 이곳의 시스템을 먼저 간단히 알아두자. 이곳은 여타의 미국 프랜차이즈처럼 전체 세트메뉴가 없다. 햄버거는 무조건 단품이며 세트 구성은 프렌치프라이와 음료로만 이루어져 있다. 한데 유치원생 손에나 맞을 정도로 햄버거 크기가 작다. 이런 빈약한 구성임에 불구하고 햄버거 가격만 300엔대를 훨씬 웃돈다. 우리나라 돈으로 4~5천원 사이를 오간다는 이야긴데,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단품이나 세트나 가격차이가 별로 없는 걸 감안하면 모스버거의 가격은 꽤 비싼 편에 속한다.
     
    지역의 농가에서 건강한 식재료를 구해다 쓰고 햄버거를 하나하나 직접 만드는 정성을 생각하면 저가로는 판매할 수 없다는 것이 모스버거의 입장인데, 이에 관해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다. 1987년 일본에서는 맥도날드에 의해서 때 아닌 ‘햄버거 가격전쟁’이 벌어졌다. 맥도날드에서 당시 500엔이 넘는 햄버거세트를 390엔에 팔기 시작하면서 롯데리아를 비롯한 다른 햄버거 체인들도 일제히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이 승자 없는 전쟁에 유일하게 참여하지 않은 기업이 바로 모스버거였다. 그때 모스버거는 말했다. “가격은 약간 비싸도 괜찮다. 정성이 담겨 있으면 절대 외면받지 않는다”고.
      
    햄버거의 판도를 뒤바꾼 모스버거
    야채와 소스가 한가득인 달콤한 맛으로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다
      
    모스버거는 한때 햄버거 가게와 찻집을 함께 운영하기도 했는데, 샐러리맨과 젊은 여성 위주로 고객이 편중되자 단번에 찻집을 포기했다. 햄버거를 좋아하는 어린이와 멀어져선 안 된다는 것이 이유. 뭔가 뚝심 있는 철학이 깃든 집이라 그런지 자신들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가 담긴 맛을 내는 메뉴를 속속 개발하기도 했다. 그 대표작이 바로 모스버거가 최초로 시도한 데리야키버거. 밥과 국을 함께 먹는 동양인은 서양처럼 물기 없이 뻑뻑한 타입의 햄버거가 맞지 않다고 판단, 미소된장과 간장으로 맛을 낸 달콤한 데리야키소스를 듬뿍 넣은 이 햄버거는 대히트를 치게 된다.
        

    ▲보다시피 야채와 소스가 풍부한 것이 모스버거 햄버거의 특징이다.
     
    농촌이나 도시 외곽의 소외지역까지 찾아가 점포를 여는 지역밀착형 경영 역시 모스버거의 또 다른 철학. 작고 외진 섬마을인 대마도에도 이렇게 친절하게, 그리고 어김없이 모스버거는 들어와 있다. 매장은 역시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정성이 가득 담긴 밥 한 그릇이 아니라 햄버거 하나 먹고 가겠다는 사람들의 표정 또한 결연하다. 주문과 계산을 끝내고 번호표를 받아들고 자리로 돌아가면 조금 후 직원이 친절한 미소를 머금고 햄버거를 직접 가져다준다. 금방 나와 따끈따끈한 햄버거, 바로 베어 먹으면 뜨거운 토마토 슬라이스와 패티, 치즈에 혀가 녹아버릴지도 모를 일.
        

    ▲마치 생감자를 그대로 튀겨낸 듯한 두툼한 두께가 인상적이다.
     
    토마토 슬라이스, 케첩 소스, 치즈 모두 훌륭하지만 가장 예술적인 패티와 프렌치프라이만 언급해 보자. 일단 패티가 몹시 훌륭하다. 원산지는 알 수 없지만 질 좋은 소고기가 부슬부슬 씹히는 최고의 식감과 맛. 다음, 프렌치프라이는 지존 급이다. 모스버거 프렌치프라이 한 번 먹어보면 맥도날드나 버거킹의 빈약한 감자튀김 따위,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 어쨌거나 결론은, 百聞이 不如一食이다.
     
     

Jack's Note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