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궁은 파란 슬레이트 지붕 하나 단출하게 얹고 저녁 어스름 깔릴 무렵 극단적으로 나부끼는 바람을 막을 방도로 비닐을 두르는 집이다. 실내랄 것도 없이 안이 비좁아 테이블이 몇 되지 않고 바로 밑에 편편한 돌밭에 야외 테이블을 추가로 설치해 놨다. 그런데 그 테이블에서 바라보는 동해 앞바다의 모습이 또 절경 중 절경이다.
가게에는 붉은 다라이와 커다란 수족관을 가져다 놓고 싱싱한 해산물을 양껏 담아뒀다. 멍게, 소라, 굴, 그리고 울릉도 명품 오징어까지. 사람 수에 맞춰 수 만원 치면 회를 떠도 충분하다. 저녁의 비릿한 바다 짠내와 함께 먹는 회 맛이 일품이다. 꼬들거리는 식감은 물론이고 선도는 비현실적으로 싱싱하다. 술이 술술 넘어가는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