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 명품오징어, 새콤달콤한 물회로 다시 ..
  • 울릉도의 아이덴티티
    오징어로 만든 명품물회

    ▲투명한 오징어의 속살, 소복한 얼음을 끼얹어 더욱 시원해보인다. Copyright ⓒ웃음지킴이 http://jsuk5097.blog.me/ 
    물회의 본고장이 포항이라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 허나 제주에는 자리돔물회가 있고 포항에는 꽁치물회가 유명한 것처럼 물회라고 다 같은 물회가 아니다. 울릉도 역시 4~5월 중에 한시적으로 맛볼 수 있는 손꽁치물회가 유명하나, 그보다는 울릉도의 아이덴티티나 다름 없는 오징어로 만든 물회가 더 유명하다.
     
    오징어의 제철은 보통 9월 이후부터라 하지만 초여름에 울릉도에서 오징어를 먹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아직 덜 자란 어린 오징어의 야들야들한 식감이 얼마나 환상적인지. 여름철에 오징어가 제철이 아닌 이유는 오징어가 아직 미성숙했고 그 양도 한정적이서 시장에서 흔히 보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 오징어 값은 아주 비싸지만, 맛은 오히려 다 자라 몸집이 큰 오징어보다 훨씬 부드럽다. 꼬들거리며 더 오래 씹는 맛을 즐기는 이들은 진짜 제철에 먹는 것이 좋고, 부들부들 싱싱한 맛을 즐기는 이들은 초여름에 먹는 것이 좋다. 마치 여름이 제철인 노지 딸기보다 겨울철에 출하하는 비싼 하우스 딸기의 당도가 훨씬 높은 이치 같은 거랄까.
     
    짬뽕, 해물전, 불고기, 순대, 덮밥 등 오징어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고 있지만 오징어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제대로 즐기려면 회로 먹는 것이 좋다. 허나 오징어회는 본디 뭍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고, 울릉도만의 독특한 오징어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물회로 먹어보자. 얇은 국수 면처럼 균일한 굵기로 채 썬 오징어의 속살은 새하얗다 못해 투명하기까지 하다. 선도가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부분. 시원한 스테인리스 그릇의 바닥에는 상추와 양파, 채 썬 배, 양배추 등 식감 좋은 채소를 썰어 넣고 그 위에 오징어회와 살얼음을 수북하게 쌓아올린다. 그리고 마무리는 빨간 초고추장 특제 양념.
     
    입맛 없을때 챙겨먹으면
    밥 한그릇 뚝딱!

    ▲비벼놓으니 꼭 국수처럼 보이는 오징어물회 Copyright ⓒ웃음지킴이 http://jsuk5097.blog.me/     
     
    애초부터 얼음과 양념장을 모두 함께 올려 풀옵션 완성형 물회로 내주는 집도 있지만, 회와 야채만 정갈하게 담아낸 후 양념장과 육수를 따로 부어 먹는 옵션을 선보이는 집들도 있다. 이 역시 입맛에 맞춰 찾아가면 될 터. 횟감 사이에 숨겨져 있던 몇 방울의 참기름이 회와 함께 비벼지면서 꼬순내를 진동시킨다. 양념장의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은 한여름철 죽어버린 입맛도 되살리는 마성의 맛이다.
     
    오징어물회는 여느 횟집엘 들어가 한상 차림으로 거나하게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포구 근처에서 쭈그리고 앉아 종일 오징어 횟감 다듬는 일을 업으로 삼는 아낙이나 할머니께 값싸고 싱싱한 오징어를 사서 인근 실비집에서 초장 값만 내고 먹을 수도 있다. 둘 다 맛도 좋고 대부분의 집이 대동소이한 스킬을 지니고 있으니 좀 더 끌리는 쪽으로 가서 먹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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