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킹 : 동해바다와 푸른 산 끼고 걷기
  • 1. 행남해안산책로

    ▲계속해서 바닷가를 끼고 걷게 되는 행남해안산책로 Copyright ⓒ국민일보
     
    도동항에서부터 행남등대까지 걷는 코스라 달리, 행남등대산책로라 부르기도 한다. 2500년 수령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향나무가 서있는 곳. 괭이갈매기들이 어지럽게 날아오르는 도동항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군청 뒤편 가파른 돌계단 길에서, 코스는 비로소 시작된다. KBS <1박2일>에 나온 뒤로 더 유명해진 이곳은 깎아지른 기암절벽 아래 해안을 따라 걸을 수 있어, 마치 옥색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황홀한 착각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바다를 ‘라이브하게’ 느끼며 걸을 수 있다는 말은 그만큼 긴장과 위험이 도사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해식동굴과 절벽 옆을 수시로 지나야 하는데, 깊고 푸른 바다 옆으로 난 수직계단과 지그재그 돌계단 등은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특히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교량 사이로 펼쳐지는 해안 비경은 제주도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또 털머위, 섬기린초, 왕해국, 곰솔나무, 후박나무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거대한 자연식물원이기도 하다. 행남해안산책로의 총 길이는 1.4km로, 왕복 1시간 30분가량 소요되며 행남등대를 거쳐 저동항까지 갈 수도 있다.
     
     
    2. 성인봉둘레길

    ▲성인봉이 손에 잡힐듯 이어지는 둘레길 Copyright ⓒ세계일보
     
    산의 모습이 성스럽다 해서 성인봉(聖人峰), 이 산을 밟으면 누구나 성인(聖人)이 된다고 해서도 성인봉. 어쨌거나 좋은 뜻을 가진 성인봉은 울릉도에서 가장 높이 솟아오른 봉우리로 해발 986.7m에 달한다. 또 성인봉에서 뻗은 산맥이 형제봉과 미륵봉, 나리령 등과 이어지면서 사방으로 퍼지는 산세라 울릉도 산행의 멋을 더없이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근래에 들어서는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성인봉을 수놓으며 만추를 물들이는 장관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도 많아졌다.
     
    1) 나리분지 코스 : 성인봉으로 오르는 길은 동백나무, 후박나무, 솔송나무, 섬피나무, 마가목 등 대자연의 원시림을 피부와 호흡으로 느낄 수 있는 길의 연속이다. 그중 뭐니뭐니해도 성인봉의 백미는 정상 부근의 너도밤나무 군락지. 너도밤나무는 우리나라 본토에서는 멸종하고 울릉도에서만 자생한다는 성스러운 나무다.
    뿐만 아니라 오르내리는 길 양옆으로 펼쳐진 울릉도만의 특산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오직 울릉도에서만 나고 자라는 까닭에 몸값이 살인적으로 비싼 명이나물이 지천에 널려 있다.울릉도 개척 당시 사람들이 산에 올라가 이 나물을 캐어다 삶아 먹으며 생명을 이어갔다 해서 이름이 ‘명이’가 되었단다.
     
    2) 남양/태하코스 : 오르내리는 길 내내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고 가장 다이내믹한 산세를 품고 있는 코스이다. 쪽빛 투명한 바다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동시에 전망도 가장 아름다운 코스이다. 현포항과 태하항을 근거리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자연이 거의 훼손되지 않아 울릉도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섬잣나무, 솔송나무 등 고유식물과 다양한 야생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바닷바람이 으는하게 솔향기를 실어나르고 솔잎이 수북하게 쌓인 산길을 따라 정상으로 향하다 보면 외롭게 우뚝 서 있는 울릉도(태하)등대가 반가운 손들을 맞이한다. 울릉도 등대가 있는 대풍감 정상에서는 월간 ‘山’지가 우리나라 10대 절경 중 하나로 선정한 울릉도 북면의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태하에는 울릉도 개척 당시 울릉도 도읍지로 관아터와 개척길 등이 있고, 남양에는 고분군이 있어 울릉도 원주민의 역사 및 울릉도 형성배경 등의 섬의 유서 깊은 역사를 알 수 있다.
     
    3) :내수전 옛길트레킹코스  내수전마을과 석포마을을 잇는 내수전 옛길은 울릉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킹코스이다. 두 마을 사이의 직선거리는 2.5km에 불과하지만 자동차로 가려면 무려 38km를 에둘러야 하며, 지형이 원체 험한 탓에 울릉도 일주도로 중 유일한 미개통 구간이기도 해서 트레킹 가치가 남다르다.
    내수전 코스를 옛길이라 부르는 것은 일주도로가 개통되기 전 동북부와 동남부 주민들이 왕리해단 유일한 육로로 당시 섬사람들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배어 있기 때문. 기상 악화로 뱃길이 끊기고 발이 묶이는 일이 부지기수인 이 외로운 섬에서, 주민들은 지게에 어물을 잔뜩 짊어지고 내수전 옛길을 걷고, 또 걸었다. 중간에 저동항에 들러서 식량과 생필품을 구하고 나면 배로 무거워진 지게를 다시 또 지고 가파른 산길을 넘기도 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허리를 굽이굽이 돌아가는 이 그리움의 옛길. 양치류가 지천으로 자라나고 단풍이 이제 막 들기 시작한 나무가 심지 있게 올라선 길섶의 풍경. 중간중간 가느다란 계곡 줄기, 계곡이 끊기면 얼기설기 엮은 통나무다리로 길을 건너는 그 옛날 추억이 깃든 길. 이 길은 마가목과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룬 오르막을 넘어, 산봉우리에 위치한 내수전일출전망대에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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