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짚불곰장어. 빨간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진 산곰장어 구이와는 다른 맛으로 기장군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우리가 흔히 ‘곰장어’라 칭하고 있는 이 바닷물고기의 정체는 ‘먹장어’. 본디 다른 물고기에 달라붙어 살과 내장을 파먹으며 살아가는 고약한 녀석이지만 부산에서는 보양식이자 안주로 우리네 속을 든든히 채워주는 고마운 녀석이기도 하다. 지역 별칭은 ‘꼼장어’인데 허물을 벗겨놓아도 꼼지락대는 움직임 때문에 붙여졌다. 뱀장어, 갯장어, 붕장어와 같은 생김새를 갖고 있으나 이들과는 달리 턱이 없어 입이 둥근 원구류(圓口類)에 속하며, 주로 통발과 그물을 사용하여 포획한다.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 A가 풍부하여 여름보양식으로 많이 이용되지만, 보통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즐겨먹는다.
이는 해방 이후 지갑, 구두 등의 가죽제품을 만들기 위해 가죽만 사용하고 살은 버리던 먹장어를 싼값에 사다 구워 팔았던 것을 시초로 식용하게 된 것이 유래가 되어 부산의 명물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에서는 곰장어를 산채로 토막내어 소금으로만 간을 하여 연탄불에 구워낸 소금구이나 고추장 양념과 각종 야채를 버무려 함께 익혀 먹는 양념구이가 보편화 되어있다. 대표적인 명소로 자갈치 시장에 자리한 곰장어골목을 들 수 있는데 산지직송의 싱싱한 곰장어를 맛볼 수 있음과 동시에 앙칼진 부산 아지매들의 푸짐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부산 기장군에 특화되어있는 짚불곰장어도 별미인데 이는 껍질을 벗겨낸 곰장어를 통째로 짚불에 구워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물론 살아있는 그것을 바로 조리하는 과정이 여간 꺼림칙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고, 완성된 형태마저 해괴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인상 찌푸리게 만들 수는 있으나, 눈 한 번 질끈 감고 그 맛을 보게 된다면 두 눈 휘둥그레지며 다시 찾게끔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음식이기도 하다.
붕장어, 먹장어의 지역답게 여러종류의 곰장어 요리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니 가슴 트이는 시원한 부산의 바다와 함께 즐겨보시길.
① 성일집 (051-463-5888 / 부산시 중구 중앙동6가 79-4) : 자갈치 시장에 자리한 3대를 거친 전통있는 곰장어구이 전문점. 저렴한 가격은 아니나, 싱싱한 곰장어와 특유의 깔끔한 맛으로 유명하다.
② 기장곰장어 (051-721-2934 /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571-3) : 4대에 걸친 곰장어 명인이 운영하는 짚불곰장어 전문점으로 생솔잎구이, 소금구이, 양념구이 등 다양한 곰장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③ 이름난 기장 산꼼장어 (051-742-8201 / 부산시 해운대구 중1동 1394-232) : 해운대 시장에서는 처음 곰장어요리를 선보인 곳으로 달짝지근한 양념구이가 유명한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