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식 당시
10월의 부산은 한여름 뙤약볕보다 더 뜨겁다. 때로는 우아하게, 때로는 섹시한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들의 레드카펫 대향연에 아시아가 주목하고 있기 때문. 고고한 자태를 위해 일년내내 고심했을 그녀들의 열의에 경의를 표하지만, 매해 해프닝 아닌 해프닝처럼 벌어지는 몇몇 신인 여배우들의 노출 대참사가 반갑지만은 않다. 물론 연예기자들이나 네티즌들에게는 좋은 가십거리가 되겠지만, 대한민국 여배우로서 국제영화제의 위상과 본 취지를 흐리는 행동은 삼가야겠다.
이러한 가십도 언제나 동반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는 아시아 영화의 비전을 모색한다는 취지 아래 1996년부터 개최된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필름페스티벌로 명실공의 아시아 최고의 국제영화제로의 입지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제로 도약하고 있다.
BIFF는 기본적으로 비경쟁영화제의 운영방식을 따르고 있다. 물론 뉴커런츠(아시아 최우수신인작가)부문 등의 몇몇 경쟁부문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이는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무명의 영화를 알리고자하는 경향이 짙다. 특정 영화에만 집중되는 관객의 이목을 다양한 장르로 분산시키기 위함이라는 것.
▲ 영화의 전당의 화려한 야경. 약 4만 3천여개의 LED조명으로 환상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이 영화제를 위해 부산시에서는 2011년 9월 세계최대 규모의 미디어파사드 지붕과 화려한 색채의 LED 조명을 자랑하는 BIFF 전용관, ‘부산영화의 전당’을 건립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세계 최장의 지붕으로 기네스북에까지 등재된 영상복합문화공간이며, 4,000석 규모의 야외극장은 BIFF의 개·폐막식 행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BIFF의 개·폐막작은 매년 매진행렬을 거듭하고 있다. 그것도 예매가 시작되는 단 몇 초 내지는 몇 분 안에. 부산국제영화제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한다.
영화의 전당을 중심으로 한 해운대 센텀시티 인근의 영화상영관에서는 개·폐막작 외에도 영화제 회당 약 300편 가량의 특별 영화를 상영한다. 전 세계에서 초청 또는 지원된 여러 장르의 영화가 상영되고 세계적인 영화거장, 영화배우들의 초청무대나 감독 혹은 배우와 관객이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특별 프로그램 등 매년 다른 기획으로 다채로운 즐길거리가 준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