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터미널 근처 김해보건소 정류장에서 일반버스 21번 승차 후 대동피렌체앙코르 정류장 하차
한줄정보
영업시간 정오 ~ 23시 / 예산 2만원 / 대표메뉴 조개전골 / 주차장 有 / 첫째, 셋째주 월요일 휴무
상세설명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면 약속이나 한 듯, 하나 둘 시원한 국물을 떠올린다. 삼겹살구이나 파전이 생각난다는 마이너한 성향을 제외하고 나면, 메이저인 해물과 탕이 남는다. 푸짐한 해물이 시원한 육수에 풍덩 빠져서 은은하게 끓어오르는 깊은 맛이 떠오른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곳 ‘해물천지’로 가보자. 최근에는 부산 등지에도 분점이 하나 둘 생겨났지만, 잭의 철칙인 본점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가게 이름이 군더더기 없이 시원하다. ‘대단히 많다’는 뜻의 천지(天地)를 갖다 붙여, 해물천지란다. 해물이라면 껌뻑 죽는 사람들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다. 해물 좋아하는 잭이 찾아가지 않는다면 그는 곧 맛에 대한 모독. 전제를 띄웠던 대로 보슬비가 내리던 날, 이 집을 찾았다.
차림부터 가게 이름의 진정한 의미를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조개전골이 메인이라지만 문어숙회, 해물콩나물 등 온통 해물천지다. 하지만 그 아무리 날고기는 맛집이라도 정확히 검증된 메뉴를 소화하는 것이 무난하고 안정적이다. 이름이 조금은 생소한 조개전골이 2인상부터 3인상과 4인상, 행복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머릿수대로 정확히 계산한 끝에 산출된 메뉴라지만 전골냄비 사이즈는 변함이 없다. 단지 해물 구성이 좀 더 다양해진다는 것. 4인상 이상부터 문어와 전복이 추가된다는 말에, 둘이서 갔지만 냉큼 4인상을 주문했다.
직사각형 모양의 야트막한 철판에 해물이 잔뜩 담겨 한상 차려진다. 구성을 면밀히 뜯어보니 구색 맞추기에 끝날 것이란 잭의 예감을 한방에 무너뜨려 준다. 살아서 꿈틀대는 문어와 전복, 키조개, 오징어, 홍합, 굴, 가리비, 소라, 새우…바닥까지 파헤쳐도 속속들이 뉴패이스 등장이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며 해물이 서서히 익어가자, 직원이 섬세한 가위질로 먹기 좋게 잘라준다. 익어갈수록 해물은 더 선명한 색을 띄게 되는데, 그 때깔이 예사롭지 않다. 한 입 먹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특급 선도, 여기에 조개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더해져 깊은 바다 맛을 연출한다.
해물을 거의 다 건져먹고 나면 육수의 농도도 더욱 진해진다. 이때 칼국수 사리를 추가해 재빨리 투척해준다. 사리에 육수가 충분히 밸 정도로 끓이고 난 후, 후루룩! 철판 하나 뚝딱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