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는 ‘원조’라는 수식을 내걸고 장사하는 집을 많이 볼 수 있다. 경주빵을 비롯해 떡갈비와 순두부까지, 저마다 원조니 전통이니 하는 거창한 말을 붙여 성업 중이다. 정보가 많을수록 취사선택 능력이 요원해지듯 쏟아지는 맛집 중에서도 옥석을 가리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서 그 안목을 기르기 위한 지침을 안내해주는 잭의 맛집 소개는 계속된다.
넘쳐나는 전통 순두부집, 어머님 손맛을 담았다는 정서적인 문구를 써 붙이며 지나가는 객들의 미각에 호소하지만 진짜배기가 아닌 집도 많다. 손수 만들었다 치면 국산 콩이 아니거나, 국산 콩이라도 백프로가 아니거나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그중 이번에 소개할 ‘맷돌순두부’는 100퍼센트 국산 콩을 가져다 직접 만드는 정직한 집이다.
또, 수제라고 해서 모두 다 일괄적으로 맛있는 건 아니다. 두부의 식감부터 몽글몽글하게 부드러운 것에서 조금 푸석한 것과 딱딱한 느낌까지, 천차만별이다. 이 집의 두부는 아침마다 직접 직원이 맷돌로 콩을 갈아 만들기 때문에 콩 입자가 아주 거칠다. 덕분에 탱탱한 두부의 식감이 나이브하게 느껴진다. 다른 메뉴도 많지만 이 두부를 사용한 순두부찌개의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