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후의 낙원이라 불리는 지중해. 새하얀 외벽에 형형색색의 지붕, 낮은 키로 옹기종기 햇살을 머금고 서 있는 예쁜 집들과 푸른 바다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드는 곳. 그 아름다운 ‘지중해’가 경주에도 있다.
지중해 앞바다 대신 동해 푸른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멋진 정원과 함께 들어선 새하얀 집. 작은 키에 올린 붉은 색 지붕까지, 영락없는 지중해의 모습이다. 이렇게 좋은 자리를 깔고 들어선 집이라니. 일단 입지부터가 50점은 거저먹고 들어간다. 내부는 여느 레스토랑과 다름없이 모던하고 차분하다. 이 집에서는 겨울철 칼바람이 휘몰아쳐도 정원의 파라솔 아래서 식사를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 정도로 낭만과 무드가 넘친 달까. 그런 이유로 프러포즈 장소로 경주 내에서 1위를 차지했단다. 알 만하다.
이 집의 인기메뉴는 ‘지중해식 파스타’와 새우카레볶음밥. 레스토랑 사장님이 직접 개발한 특별 레시피로, 오직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다. 카레가루와 청양고추가 들어가 있어 제법 칼칼한 끝맛이 난다. 파스타의 느끼함이라면 질겁하는 대한민국 상남자에게도 통하는 맛이다. 까르보나라의 수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궁극의 메뉴 되겠다. 새우와 모시조개, 홍합이 주재료로 바다의 맛까지 함께 담아냈다.
인도식 볶음밥인 나시고렝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색깔의 새우카레볶음밥. 이 역시 사장님만의 레시피로 추정되는데 나시고렝의 독특한 향에서 모티프를 따온 것 같다. 전체적으로 맛이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중해의 이 볶음밥이 좀 더 칼칼한 정도? 아무래도 사장님이 한국적인 매운 맛을 좋아하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서비스나 맛은 평이한 수준이다. 분위기로 반은 먹고 들어가는 맛집의 대열에 오를 만한 수준. 연인과 함께 왔다면 분위기에 한 번 투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