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횟집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감포읍 전촌리 635
오시는길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0번 버스 승차하신 후 전촌해수욕장에서 하차하시면 됩니다.
한줄정보
영업시간 10시~21시(재료소진시마감) / 예산 1만~2만원 / 대표메뉴 회국수,회밥 / 주차장 無 / 연중무휴
상세설명
회를 맛있게 먹는 두 가지 방법. 하나, 일명 손톱만큼의 고추냉이라든지 간장이라든지 최소한의 양념만 보태거나, 아예 아무것도 찍어먹지 않는다. 일명 ‘일본 스타일’로 회 고유의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어떤 면에서는 바다의 풍부한 향과 맛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진 모르겠으나, 어딘지 한국의 정서와 맞지 않는 느낌이다. 한국의 정서에 어울리는 맛은 뭘까. 쌈 채소를 활짝 펴들고 두툼한 회 몇 점을 간장 혹은 초고추장에 푹 찍어 올린다. 기호에 따라 쌈장과 마늘, 고추 등을 곁들이면 금상첨화. 예부터 뭐든 섞어먹길 좋아했던 한국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재창조된 회가 바로 물회, 회국수, 회밥 등의 일명 ‘막회’ 되겠다. 이 막회가 아주 맛있는 집, 횟집이라는 간판을 버젓이 내걸었지만 전공이 막회인 집이 바로 할매횟집이다.

경주의 유명한 횟집이 다 그렇듯 이 집 역시 감포읍에 자리를 텄다. 식당이 전체적으로 낮은 건물에 들어가 있는데, 오른쪽 옆에 붙은 간판이 거의 집채만 하다. 50년 전통, 100프로 자연산, TV에 방영된 집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 예사롭지 않은 집이다. 오갈 때마다 드르럭대는 시끄러운 미닫이문에 황색 벽돌까지, 건물도 제대로 낡아서 반백년의 전통이란 말이 허명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이 집은 그 날 잡은 싱싱한 생선을 횟감으로 가져와 쓰므로, 고기를 가둬놓은 그 흔한 수조 하나 없다. 따라서 어영부영 늦게 찾아가거나 배가 출항하지 않는 날에는 허탕 칠 확률이 높다.

예상했던 대로 실내의 한쪽 벽면을 산만하게 차지하고 있는 액자 속엔 이 집의 주인 할머니가 TV에 출연한 모습이 담겨 있다. 그 옆으로 차림표가 보이는데 회국수, 회밥, 물회까지 건너가고 나야 간신히 모둠회가 나온다. 통상 다른 횟집에서 사이드메뉴일 법한 막회들이 이 집에선 메인인 셈이다. 상전이던 모둠회가 꽁무니에 붙어있는 걸로 봐서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을듯하다.

회국수 보통(짜장면 스타일로 ‘곱빼기’도 있다)을 주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은색 양푼이 하나가 덜컹 테이블에 내려앉는다. 국순가 했더니, 에피타이져 회무침이다. 자연산 가자미를 미나리, 양배추, 통깨, 초고추장과 함께 비벼먹는 식이다. 초고추장 맛이 끝내준다. 과하지 않은 달콤함, 풍부한 산미가 느껴진다. 알고 보니 동동주와 복분자를 발효시켜 만든 천연 식초가 그 비밀이었다. 이런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힘은 50년 공력에서 우러나오는 걸까. 뒤이어 나온 회국수는 에피타이져와 똑같은 형식에 국수사리만 추가한 것이다. 똑같은 맛에 부드러운 잔치국수 면발을 함께 씹으니 식감이 더 좋다.


Jack's Tip.
초고추장 맛이 아무리 좋다고는 하나, 이 역시 과유불급. 양 조절 실패하면 비빔국수로 전락할 수도 있으니, 회의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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