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국사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진현동 15번지
오시는길
경주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일반버스 10번 또는 11번 승차 후 불국사 하차
상세설명
토함산 기슭의 산비탈에 자리를 깔았건만 반듯한 평야로 치환시킨 듯 대지의 마법을 부린 사찰이 하나 있다. 일반적인 절이라 부르기 무색할 정도로 그 이름 자체가 유명 관광지가 되어버린 불국사. 실제로도 석굴암과 짝을 이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문화재’라는 단어에 대해, 일반인은 일정 거리 이상의 거리감과 묵시적인 무지의 책임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국사는, 아마도 한국인이 가장 친숙하게 여기는 문화재가 아닐까.

착시에 가까운 자리에 위치한 입지는, 자연과의 조화가 아주 경이롭다. 게다가 고도의 사찰 건축기술이 가미되어 인공의 매력까지 겸비했다. 이렇게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불국사건만 대부분이 불국사 앞에서의 기념촬영, 석가탑과 다보탑 훑어보기, 법당 몇 개 돌아보기로 속성 관광을 끝내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석가모니불과 아미타불, 법신불, 관음보살을 모두 모신 4개의 영역으로 구성된 불국사는 ‘지상에 세운 부처님 나라’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중 석가모니불을 모신 영역의, 자연석으로 만든 기층의 기단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오밀조밀하게 쌓은 자연석은 크기와 모양의 다채로움으로 서로의 빈틈을 빠짐없이 채우고 있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가장 위층에 있는 자연석의 불규칙한 돌출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를 변형하지 않고 그 모양에 딱 맞춰 깎아낸 인공석을 맞물려 놓았다. ‘그렝이’ 공법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주로 우리나라 건축물에서만 볼 수 있다.

미적인 아름다움과 완벽한 공학적 설계도를 갖춘 청운교와 백운교를 지나 앞마당에 이른다. 불국사의 백미, 전설의 두 탑이 보인다.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비율로 축조된 석가탑은 단순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한국 석탑의 완성형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실제로 석가탑 축조 이후로 대부분의 한국 탑은 이를 모방했다. 최고의 석탑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탑을 쌓아올렸던 백제의 석공, 아사달은 이 영예를 예상이라도 했을까.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매우 보기 드물게 화려한 장식으로 조형된 다보탑은 인도식 석탑에 영감을 받은 것이라 한다. 단순과 복잡, 절제와 화려가 야누스의 얼굴처럼 같은 자리에 공존하는 것이 신비롭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극히 한정된 불국사의 단면만 조명한 것이다. 각기 다른 시대에 이룩된 국가 전부와 그 역사를 관통하며 대표할 수 불국사는, 가치의 무게가 다른 곳과는 사뭇 다르기도 하다. 나머지 이야기는 당신의 벅찬 감상을 위해 여백으로 비워두겠다.


Jack's Tip.
당우를 향해 난 계단을 무심코 걷지 말라. 계단 측면에 유려한 문양으로 조각된 선(線)의 미학이 숨어 있다. 절 앞에 있는 당간 지주나 덩그러니 놓인 물을 담는 석조도 한 번 둘러보자.


입장료 : 성인 4,000원 / 청소년 3,000원 / 어린이 2,000원
입장시간 :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 입장은 오후 5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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