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15시 30분 ~ 새벽 2시(주말은 15시부터) / 예산 만오천원 / 대표메뉴 앞다리통째 / 주차장 有(무료) / 매주 일요일 휴무
상세설명
돼지에게는 소의 노동이나 개의 충직함이 없다. 양의 뜨뜻한 외투도, 고양이의 살가움도 없다. 그렇다고 불포화지방산이 오리만큼이나 풍부하지도 않다. 게다가 가축으로 자라는 동안 사료도 끝없이 먹어치운다. 식탐 많은 사람에게 돼지라 놀리는 것도 게걸스러운 소리와 함께 먹어대는 돼지의 고상하지 못한 식성 때문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대중에게 가장 꾸준하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것이 돼지이다. 몸값이 소처럼 비싸지 않아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도 웬만큼, 의리 있는 가격을 지켜준다. 게다가 그 몸의 어느 부위 하나, 맛없는 곳이나 버릴 데가 없다. 많은 짐승의 발이 있지만, 돼지의 발만큼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것이 또 있을까. 짧고 두툼한 足이 여러 가지 곁 재료와 함께 푹 삶아지고 나면, 젤라틴 성분이 폭발하듯 넘쳐난다. 야들야들한 식감에 부드러운 기름기를 머금은 그 살점에는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내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사랑스러운 족발을 상당히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집이 바로, 이곳 장충웰빙족발이다. 근처에는 이름깨나 날린 족발집들이 모여 있다. 부산 부평동 족발골목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여기도 웬만큼 족발골목으로 특화된듯하다. 김해에서 손꼽는 맛집답게 바깥까지 제법 길게 늘어진 줄이 보인다. 맛집에 이 정도의 웨이팅은 필수 같다고 해야 할까. 맛집이라고 찾아갔는데 가게가 휑하면, 뭔지 모를 불안과 불신이 마구 피어난다.
가게 내부는 예상했듯 인테리어를 차치하고 말해야 한다. 벽지며 테이블이며, 웬만한 모든 것들에서 세월의 깊이가 느껴진다. 하기야, 족발집이 근사해봐야 무슨 소용 있는가. 포장 손님 많은 것이 또 족발이니까. 이 집은 포장 가격이 홀 가격보다 3천원가량 저렴하다. 차림은 앞다리와 뒷다리, 쟁반국수, 냉채족발, 족발무침, 매운 족발이 끝이다.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값이 좀 더 나간다. 아마도 앞다리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기름기 때문인 것 같다. 그에 비해 뒷다리는 기름이 적고 담백하며, 앞다리보다는 좀 더 질긴 식감이다. 안심과 등심의 차이 같은 거다.
맛은 끝내준다. 부평동 골목과 대적해도 뒤지지 않는 맛이다. 살코기만 먹어도 전혀 푸석하지 않고, 모든 부위가 항상 촉촉하다. 그리고 따뜻한 온기를 머금고 있어 족발의 향과 맛을 더 오래 느낄 수 있다. 함께 나오는 무말랭이, 부추무침의 맛 또한 끝내준다. 족발과의 궁합이 아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