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석

주소
경상남도 거제시 상동동 960번지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 옆
오시는길
고현터미널 정류장에서 일반버스 100번 또는 110번 승차 후 소방서 정류장 하차
한줄정보
영업시간 10시~22시 / 예산 만원~2만원 / 대표메뉴 멍게비빔밥 / 주차장 有 / 명절 휴무
상세설명
초반 설명을 해두자면 이 집 역시 ‘거제8미(味)’에 선정된 맛집이고 TV 출연만 자그마치 36번이나 한 집이다. 모르려고 해도 모를 수가 없는 것이 식당 입간판에 커다랗게 써놓았기 때문. 방송에 많이 나갔다고, 관공서가 지정한 식당이라고 다 맛있을 수는 없다. 오히려 진짜 맛집들을 찾아다니는 식도락들은 방송물 먹은 식당들을 경계하는 경우도 많다. 모종의 뒷거래가 오갔거나 거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잭의 생각에도 36번이면 지나치게 많은 출연이 아닌가, 의아했지만 그래도 이집 음식 안 먹으면 서운하다는 현지인의 제보를 믿고 들어가 보기로 한다. 식당 안에도 방송 출연을 인증하는 현수막과 유명인의 싸인이 전리품처럼 전시되어 있다. 이 휘황찬란한 장식들을 모두 제쳐두고 실속을 보려하니, 깡패 같은 가격을 달고 있는 엄청난 메뉴들이 눈에 들어온다. 다행히 이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멍게비빔밥과 성게비빔밥은 ‘덜 깡패스러운’ 가격이 달려있는 왼쪽 메뉴판에 들어가 있다.

멍게비빔밥에 큰 기대를 하고 있을 사람들, 또 해물의 특성상 선도를 운운하며 ‘라이브’한 것을 최고로 치는 여러분에게 먼저 한 마디 하겠다. 이집 멍게비빔밥에 들어가는 멍게는 생 멍게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냉동에 가까운데 이 멍게를 굳이 냉동시켜야 했던 사연인즉, 이러하다.

매년 4~6월에 거제에서 잡히는 멍게를 다져서 간을 하고 양념장을 버무려 저온에서 반 숙성시킨다. 주문을 받으면 그 저온 숙성된 멍게를 꺼내 네모꼴로 썰어넣어 참기름, 깨소금, 김가루, 공기밥과 함께 내는 것이 이 집만의 ‘특별한’ 멍게비빔밥이다. 조금 신기한 비주얼 앞에 의아해하며 공기밥의 밥을 몇 숟갈 퍼 넣는 처자들이여, 그 공기밥은 무조건 한 그릇 통째로 투하해서 비벼야 한다. 숙성 단계에서부터 이미 밥 한 그릇 양에 맞춰 간을 한 것이라, 말도 안 되는 내숭 떨며 밥을 남기면 무지 짠 멍게 맛을 보게 될 것.

멍게비빔밥의 맛은 인근 식당이나 통영 전문점의 생멍게비빔밥과 필적할 만한 맛이다. 냉동된 것을 극히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선입견을 깰 수 있는 특별한 맛이랄까. 참기름의 꼬순내와 어우러지는 싱싱한 바다의 향, 일단 한 번 맛보시라. 함께 나오는 생선지리는 도다리, 노래미, 우럭, 대구, 물메기 같은 걸로 끓여 나오는데 메인 요리 수준으로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Jack's Tip.
멍게가 특별히 비린 맛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초특급 민감한 비위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고추장멍게비빔밥’을 추천한다. 고추장의 강한 맛이 멍게 향을 잘 잡아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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