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식당

주소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지족리 288-7
오시는길
남해공용터미널 정류장에서 농어촌버스 남해-미조, 남해-설리 승차 후 삼동면사무소 정류장 하차
한줄정보
영업시간 9시~21시 / 예산 1~2만원 / 대표메뉴 갈치찌개, 멸치쌈밥 / 주차장 有 / 연중무휴
상세설명
남해와 삼천포를 잇는 창선교 옆에 작은 식당 하나, 멸치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우리식당’이 보인다. 식당 이름 옆에 ‘40년 전통’이란 말을 빨간 도장처럼 쾅, 찍어 놓았다. 으레 맛집이라 하는 곳은, 이런 세월의 깊이에서 오는 맛의 공력이란 것이 있다. 이 집도 그런 케이스일까.

내부에 발들인 순간 벽면을 빼곡히 채운 유명인사들의 싸인과 방명록, TV 출연 인증 액자까지 난잡한 인테리어가 잭을 반긴다. 홀 안은 멸치 맛 보러 방방곡곡에서 찾아온 손님들로 만원, 소문난 맛집의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버렸지만 어쩐지 잭은 늘 적응이 안 된다. 이래서 밥 한 끼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걱정 또 걱정.

차림은 제법 다양한 편이나, 큰 골격은 갈치와 멸치요리다. 갈치찌개와 멸치쌈밥을 제외하면, 둘 다 똑같이 구이와 무침을 낸다. 멸치쌈밥이 채소류와 자작하게 끓여낸 멸치조림을 낸다는 점에서 찌개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멸치 하나로 유명해진 집이니 멸치요리를 시키는 것이 좋을 듯하여, 멸치회무침과 멸치쌈밥을 주문한다.

뚝심 좋아 뵈는 검은 뚝배기에 붉은 국물과 야채가 그득하게 담겨져 나온다. 얼핏 멸치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젓가락으로 휘적휘적 했더니, 야채 더미 안에 깔려있던 생멸치들이 마구 솟아나온다. 알이 아주 굵고 탱탱하다. 제철 맞은 남해의 멸치, 기장의 것 못지않은 선도를 자랑하는 듯하다. 야채 더미의 정체는 고구마줄기와 묵은지, 대파였다. 이들이 양념장과 함께 약불에 은근히 졸여지니 달큰하면서도 칼칼한, 뒷맛없는 개운함과 담백함이 완성됐다. 입안에서 오래 씹을수록 감칠맛이 살아난다. 고구마줄기도 오래 졸여지니 식감이 무척 부드럽다. 멸치는 선도가 워낙 좋아 비린 맛 없이 깔끔한 맛이다.

회무침도 나쁘지 않다. 멸치조림처럼 불에 졸이지 않고 즉석에서 신선한 야채와 익히지 않은 생멸치를 무쳐내야 하는 것이라, 양념장에 특별히 힘을 많이 준 것 같은 맛이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미각을 잠식한다. 멸치 본연의 맛은, 아쉽게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양념 맛으로 먹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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