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달아근린공원
▲달아공원 가는 길목 어디선가. 공원 자체가 산허리에 들어서있어 차로 달리는 도중에 곳곳에서 이렇듯 시원한 전망이 터진다. Ⓒ래디(http://merzkorea.blog.me)
이곳은 지형이 코끼리의 어금니(牙) 모양처럼 생겼다 해서 ‘달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달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우리말 그대로 해석하는 편이 조금 더 친숙하겠다. 실제로 이곳은 장소 자체보다는 달이 뜨기 전, 공원에서 바라보는 해넘이 풍경이 장관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서서히 바다 위로 내려앉을 해를 기다리며 사진기를 꺼내든다. 이때부터는 1분 1초마다 해가 내려앉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해거름이 빨라진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하늘만 새색시 뺨처럼 불그스름했는데, 이제는 세상 전체가 금방이라도 타오를 것처럼 빨갛게 물들었다. 이윽고 바다 밑으로 완전히 얼굴을 숨긴 태양, 공원에는 어둠이 찾아오고 달빛이 은은하게 사방을 물들이고 있었다.
달아공원의 촬영포인트는 한쪽 안에 마련된 전망대이다. 공원이라 하기에는 턱없이 작고 단순 전망대라 하기에도 뭔가 애매하다. 전망대로 향하는 동안도 나무 사이, 수풀 사이에 드러난 다도해 모습을 카메라에 먼저 담아보는 것도 좋다.
2. 남망산조각공원
남망산조각공원은 푸릇한 잔디와 잘 닦여진 산책로, 곳곳에 아름드리 드리워진 산수유와 동백나무, 사철 내내 변치 않는 푸르름 간직한 상록수까지 공원이 가져야 할 덕목은 모두 갖췄다. 단, 그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작정하고 걸어볼 요량이었다면 썩 광활하지 않은 사방과 짧은 거리 때문에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다. 다양한 조각물이 공원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그마저 드문드문 놓여있어 마치 누군가 가다 흘려놓은 듯한 자유로움이다.
남망산조각공원의 촬영 포인트는 조각이나 조경 자체보다는 아래를 내려다보는 눈부신 전망에 있다. 공원의 산책로 따라 걷다보면 통영오광대 공연장이 나오는데, 그 바로 옆길 소나무 옆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저멀리 거북선이 정박해있는 강구안 풍경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줌을 최대한 당겨서 찍는 것도 좋고 전문 렌즈가 있다면 렌즈를 바꿔서 찍는 것도 좋다. 해가 쨍한 한낮보다는 어스름 해넘이 무렵에 찾아가야 더욱 분위기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3. 동피랑마을
통영항 중앙시장 뒤편, 남망산 조각공원과 마주보고 선 봉긋한 언덕배기에 들어선 마을 동피랑. ‘동쪽 피랑(벼랑)에 자리한 마을’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지금이야 주말이면 하루 평균 2~300백 명씩 찾는 유명 관광지지만 마을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깜짝, 유명해진 것은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철거 예정지 낙인찍힌 곳이었다. 얼마 후 시민단체는 “달동네도 가꾸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며 보존가치를 만들기 위해 예술가들과 함께 동피랑에 뛰어든다. 마을 안에서 실핏줄처럼 얼기설기 얽혀있던 골목 곳곳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만 보고 “어라? 여기가 사진으로 보던 그곳인가?”하는 사람들 좀 있을 거다. 그렇다, 이곳이 바로 익살스러운 벽화 앞에서 다들 사진 한 장씩 찍고 간다는 동피랑이다. 약간 기울어진 길 위에서도 애써 벽에 그려진 날개 한가운데 제 몸 집어넣으려 잔뜩 웅크리고 섰던 그곳. 다들 작심하고 카메라 챙겨 떠나는 그곳, 사진으로 눈요기를 먼저 하고 찾아오는 그곳, 동양의 나폴리 통영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마을이다. 촬영포인트는 발길 닿는 곳곳마다 이어지는 벽화들! 마음에 드는 벽화 앞에 서서 콘셉트 포토 남기기. 혹은 남망산조각공원의 그것처럼 동피랑전망대까지 올라가서 전망 사진을 찍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