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에 호젓하게 들어선 사찰을 찾으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종교에 무관하게, 우리나라 전통 건축방식을 차용한 사찰은 구조와 생김새부터 보는 이의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고나 할까. 게다가 그 곁을 맴돌고 있는 새의 지저귐과 울창한 숲의 공기에, 절로 건강한 에너지가 솟아나는 것만 같다.
AM 09:00 내원사
어느 대갓집 후원처럼 작고 소박한 규모의 절, 내원사에 올라보자. 통도사의 말사로 한때 내원암으로 불릴 정도로 그 규모가 작았다. 천년의 세월을 보낸 산사에는 늘 맑은 샘물이 손들을 반긴다. 또 경남 사적 제342호, 제406호로 각각 지정된 석조보살좌상과 아미타삼존탱은 따스한 염화미소로 객들을 맞이해주고 있다.
AM 10:30 통도사
불교의 세 가지 보물 불보, 법보, 승보 중 불보를 간직하고 있는 통도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하나이다. 이곳에서는 성채 같은 위용을 자랑하며 세계적인 불교 유적을 집약 전시하고 있는 성보박물관을 필히 먼저 들러야 한다. 그를 지나서는 김정희와 흥선대원군이 직접 썼다는 편액을 둘러보고 난 후, 조선 숙종시절의 승려인 사인비구가 만든 범종까지 구경해보자.
PM 04:00 용화사
낙동강변을 둘러 힘차게 달려가는 경부선전철, 그 너머로 세속의 소음에는 아랑곳없이 호젓하게 들어선 작은 사찰 용화사로 향해보자. 법당과 산신각‧요사채 2동 등의 당우가 있으며 보물 제491호로 지정된 용화사적조여래좌상을 보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칠을 많이 벗어 말간 살빛으로 돌아온 석불의 얼굴이 반갑다.
PM 05:15 미타암
끝으로 둘러볼 곳은 부속건물 하나없이 소박한 절 차림으로 천성산 언저리에 자리를 잡은 미타암이다. 법당과 산신각, 요사채 등의 당우가 있으며 보물 제998호로 지정된 양산미타암아미타여래입상을 보존 중이다. 이 온화하고 자비로운 부처의 모습 앞에, 작은 소원을 빌어보며 여정을 마무리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