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좌천 로망스다리

주소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오시는길
창원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일반버스 214번 승차 후 양곡중학교 정류장에서 일반버스 163번 환승 후 한전입구 정류장 하차
한줄정보
이용시간 제약없음 / 입장료 無 / 주차장 無 / 연중무휴
상세설명
삼월의 끝을 지나 시인 엘리엇이 노래한 잔인한 사월에 이르면, 겨우내 움츠렸던 얼굴을 활짝 펴들고 그 약동하는 생명력을 봄바람에 가득 실어 보내는 것이 있다. 바로, 봄의 전령으로 불리는 벚꽃. 진해 여좌천 개울가 양옆으로 빽빽이 세워진 벚나무가 둥그런 터널을 만들어낸 그곳은, 현실의 감각을 모두 지워버린 듯 동화 같은 세계다. 그래서 CNN에서는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 중 하나로 이곳을 지목했다. 진해 안의 여좌천, 벚꽃 명소로 국한하기에는 어딘가 표현의 결핍이 크게 느껴지는 곳. 차라리 벚꽃 왕국, 벚꽃의 나라라 불렀으면 싶다.

드라마 <로망스>에서 남녀 주인공이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던 그 익숙한 다리가 보인다. 사실, 여좌천이 이만큼 유명해지기 까지는 드라마의 공이 컸다. 그전까지는 무르익은 봄의 절정에, 새하얀 모습을 드러낸 고운 자태가 출사 나온 사진기의 카메라에만 담기곤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언제 그런 무명시절이 있었냐는 듯, 봄의 주말이면 곳곳이 꽃놀이 나온 상춘객의 발길로 북새통이다.

개울가 양옆으로는 노란 유채꽃이 달콤한 향과 함께 그득히 피어오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벚꽃이라는 주연을 빛나게 할 조연일 뿐이다. 제주에선 꽃 중의 꽃이라는 유채꽃을 찬밥으로 만드는 화사한 벚꽃 군락은 2미터 위, 다리에서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그 어디든 벚꽃이 아름답다는 곳에 찾아가려거든, 개화 소식에서 조금 멀어진 후에 가보길 바란다. 벚꽃의 백미는 팝콘처럼 나무 가지가지마다 매달려있던 벚꽃들이 한 점 바람에 사르르, 흩날리며 개울을 향해 춘설처럼 분분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가야할 때를 알고 떠나는 낙화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이형기 시인의 애틋한 구절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초입부터 시작되어 진해여고 앞까지 이어진 벚꽃터널은 약 1.5km에 달한다. 사뿐한 걸음으로 내딛기에 결코 짧지 않은 거리다. 이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손잡고 걸으면 서로에게 평생의 반려자가 된다는 속설도 전해진다. 그 옛날 선화공주를 취하기 위해 노래를 지어 아이들에게 퍼뜨렸던 서동처럼 이 길을 널리 알리려는 누군가의 의도로 보이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봄의 간지럼과 낭만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이야기이다. 이곳에서 소중한 단 한 사람과 추억을 쌓는 것도 좋고, 매해 다른 사람과 찾아와 먼 훗날 진짜 반려자가 누군지 더듬어 찾아보는 것도 재밌는 일이다. 만약 당신이 솔로라면 오래오래 함께 할 벗, 혹은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함께 찾으면 되겠다.


Jack's Tip.
1. 축제기간에만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기지사령부의 벚꽃은 오리지널 핫플레이스다.
2. 태백동에서 안민생태교까지 약 4km 구간은 ‘십리 벚꽃길’이라 이를 정도로 길이 아름답고 걷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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