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주 교방음식의 꽃, 진주냉면
  • 냉면의 본고장은 북한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말
     

    진주에는 먹을 게 별로 없다는 말은 큰 오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빔밥, 장어, 냉면 등 전통먹거리가 풍부하다. 그것도 비빔밥과 냉면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진주가 본고장이며 맛 또한 좋다. 그중에서도 평양냉면, 함흥냉면과 더불어 한국 3대 냉면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진주냉면. 1994년 북한에서 발간된 ‘조선의 민족전통’에는 ‘냉면 중에 제일은 북쪽의 평양냉면, 남쪽에는 진주냉면이다’라고 소개했을 정도다.
     
    또 1846년에 창간된 문헌 <동국세시기>에 언급되어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졌으며, 조선시대 진주지역 양반가와 기방에서 선주후면(先酒後麵)의 식사법에 따라 술판 뒤 입가심으로 즐겨먹던 고급음식이었다. 하여 당시에는 냉면 위에 소고기 육전을 비롯한 수육, 색감 고운 달걀지단, 실고추, 식이버섯, 전복, 해삼 등 아홉 가지가 넘는 고명이 올라갈 정도로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하지만 점차 서민층으로 계승되면서 고명은 점점 소박해졌으나, 오랜 시간 거듭한 연구와 노력을 통해 육수 맛은 더욱 깊어졌다.
      
    같은듯 다른꼴
    진주냉면만의 색다른 맛
     
    진주냉면의 면은 메밀을 베이스로 한다는 점에서 같지만, 여기에 고구마전분과 밀가루를 적당히 섞어 평양처럼 메밀 함유량이 높지 않다는 점이 다르다. 메밀을 많이 쓰면 냉면의 전통성은 살릴 수 있을 진 모르나 그만큼 식감이 뻣뻣하고 질겨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여 진주에서는 좀 더 지혜롭고 유연하게 진주냉면을 발전시킨 것이다. 그래서 진주냉면은 일반 냉면에 비해 면이 좀 더 굵으며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독특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얇은 동치미 슬라이스가 올라가는 일반 냉면에 비해 잘 익은 김장배추김치를 채 썰어 고명으로 얹는 것도 진주냉면만의 또 다른 특별함이다. 또 진주지방의 제사 음식으로 만들어 먹던 ‘육전’이란 게 존재했는데, 소고기 우둔살에 계란을 얇게 입혀 전처럼 부쳐 먹는 것으로 이 또한 고명으로 넉넉하게 올라간다. 허나 고명용으로 만들어진 육전은 냉장 보관되는 경우가 많아 참맛을 알기 어려우니, 진정으로 육전을 맛보고 싶거든 따로 한 판 주문하는 것이 좋다.
     
                                          

    ▲ 소고기우둔살에 계란을 입혀 부친 육전

    ▲ 진주식 비빔냉면
     
    마지막으로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진주냉면만의 특별한 육수에 있었다. 보통 냉면육수는 소뼈와 힘줄, 살코기, 허파 등 소고기의 갖은 부위로 진하게 우려내기 마련이다. 한데 진주냉면의 육수에는 해물이 잔뜩 들어갔다. 그것도 고기를 서브해주는 정도가 아니라, 육수의 베이스가 아예 해물일 정도로 듬뿍 들어간다. 멸치와 바지락, 건홍합, 건황태, 문어, 표고버섯 등으로 육수를 우려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슴슴한 첫맛으로 시작해 개운한 뒷맛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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