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내려앉은 길 따라 ‘벚꽃엔딩’

상세설명
춘삼월, 봄의 절정이다. 인고의 동면을 이겨낸 만물이 싹을 틔우고 그 싹은 자라나 화사한 꽃의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커튼을 젖히고 열린 창틈으로 봄바람이 살랑살랑, 오후의 나른한 시간을 간지럽힌다. 상춘객의 마음에도 봄바람이 들어온다. 바람과 함께 내려앉은 연분홍의 작은 꽃잎, 봄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벚꽃이다. 동네 길목, 학교 운동장, 대로변에서도 익숙하게 서있는 꽃이라지만, 이 벚꽃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은 따로 있다.

Course : 내수면환경생태공원 - 여좌천로망스다리 - 진해여고 - 장복산조각공원 (총 4.5km, 소요시간 3시간 40분)

내수면환경생태공원 초입부터 시작되어 진해여고 앞까지 이어진 벚꽃터널은 약 1.5km에 달한다. 사뿐한 걸음으로 내딛기엔 결코 짧지 않은 거리다. 하지만 이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손잡고 걸으면 서로에게 평생의 반려자가 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속는 셈치고 사랑하는 이의 손을 이끌어보자.
생태공원 호숫가 주변을 둥글게 에워싼 산책로, 정돈된 데크 위를 걷다 보면 화사한 연분홍의 벚나무와 푸른 상록수의 멋들어진 조화를 볼 수 있다. 제주산 왕벚나무에 송이송이 맺힌 꽃망울에는 봄의 무게가 깊게 내려앉았다. 수면 위로 얼기설기 수염처럼 뻗쳐 나온 가지를 내민 기괴한 모양의 나무도 물속에 얼굴을 비춘다. 완벽한 데칼코마니다.

로망스 다리 아래를 흐르는 개울가 양옆으로는 노란 유채꽃이 달콤한 향과 함께 그득히 피어올랐다. 화려한 주연을 서브해주는 수수한 조연의 모습이다. 제주에선 꽃 중의 꽃이라는 유채꽃을 찬밥으로 만드는 화사한 벚꽃 군락은 2미터 위, 다리에서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끝없이 이어진 벚꽃길이 마치 하나의 이정표라도 된 듯, 진해여고를 지나 장복산 조각공원까지 다다르면, 비로소 이 아름다운 꽃길은 엔딩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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