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놓고 말하자면 하늘채가마솥밥상은 ‘밥맛’이 아주 좋은 집이다. 때로 입맛, 손맛, 음식맛 등 포괄적인 개념을 나타내는 그런 밥맛이 아니라, 순수하게 ‘밥의 맛’이 좋다는 것. 밀이나 빵이 주식인 서양과 달리 밥이 주식인 동양의 국가는 일찍부터 밥을 어떻게 하면 맛있게 지을 수 있는지 고민을 거듭해왔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 노하우를 진즉에 깨우쳤지만 이는 일반 식당으로까지 잘 전수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한국도 일본처럼 밥맛에 신경을 쓰는 식당이 많아지고 있다. 사람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식문화 수준도 높아지니까 이제는 반찬뿐만이 아니라 밥도 맛있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아니 어쩌면 순서는 애시당초 바뀌었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름지기 밥이 맛있어야 반찬도 맛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름에서도 대충 짐작할 수 있듯, 이집은 가마솥에 밥을 짓는다. 그런데 이 가마솥 밥의 개념은 그다지 낯이 설지 않는다. 웬만한 한정식 집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니까. 다른 집과 이집의 결정적 차이는, ‘밥을 즉석에서 지어먹는 것’에 있다. 테이블 위에서 작은 가마솥을 올려놓고 밥을 지어먹는 것. 자연스레 드는 의문, 밥 짓는 과정에 이토록 힘을 주는 이유는 쌀 자체에 자신 있다는 말이 아닐까?
그렇다. 이집은 쌀마저 특별하다. 현미의 영양분과 백미의 부드러움을 고루 갖춘 칠분도미를 사용한다. 칠분도미는 쌀을 도정할 때 쌀겨층을 70%만 제거한 것으로 쌀알의 노란 씨눈이 살아 있기 때문에 영양가가 풍부하면서 소화도 잘 되는 것이다. 그렇게 지어진 밥이 맛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
윤기는 기본이고 향은 구수하면서 달콤하기까지 하다. 입 안에서 씹히는 과정 속에서 한 알 한 알 밥알이 살아있는 것이 느껴진다.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맛있는 밥의 정석 같은 맛. 거기다 실한 고등어구이, 된장찌개, 계란찜, 수육, 잡채, 갖가지 나물과 김 등 밑찬이 10가지도 훨씬 넘는다. 이제 이집이 왜 이렇게 밥맛이 좋다고 하는지 알 만할 거다. 값만 비싸고 먹을 게 별로 없는 센텀시티에 단비 같은 집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