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시장에는 생선구이 골목과 나란히 양대산맥에 오른 꼼장어구이 골목이 있다. 골목골목마다 난전이 펼쳐지는 진풍경 속에 고소한 생선 굽는 냄새가 끝나면, 꼼장어가 연탄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냄새가 시작된다.
자갈치 아지매들이 여기저기 문전에서 강력한 호객행위를 불사하는데, 맛은 대개 비슷한 편이니 마음에 드는 집에 들어가면 된다. 단, 달큰한 양념장을 사용해 첫맛부터 착착 감기는 곳이 있는가 하면, 담백한 양념장에 볶여 처음보다는 군불에 서서히 맛이 들어가는 곳도 있으니 취향 따라 사전 검색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 같다.
메뉴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있는데, 꼼장어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거나 처음 드시는 분은 양념구이를 추천한다. 양념이 냄새도 잘 잡고 당장 입이 즐거운 맛이기 때문. 양념구이의 경우 초벌구이가 되어 나오지만, 호일로 꽁꽁 동여매 테이블 위에서 은근한 불에 더 익혀 먹어야 훨씬 탱탱하고 맛있다.
Jack's Tip.
저녁 시간에 방문했다면, 간혹 철창 너머로 취객들이 “술 한 잔 달라”며 구걸해올지도 모른다. 정에 얽매이지 말고, 냉정하게 뿌리쳐야 한다. 그 취객은 직업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이집 저집을 떠돌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