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 전문점 ‘오연’은 얼핏 보기에 일반 가정집으로 착각할 정도로 허름하고 볼품없는 외관을 지녔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초밥집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고사하더라도, 지나치게 특색이 없고 외관에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었어요. 하지만 별로였던 첫인상에 비해, 초밥 맛은 웬만큼 하는 집입니다.
모듬초밥과 초밥정식이 가장 인기가 많은데, 초밥집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가격인 8,000원에 초밥 정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여덟 개의 초밥이 나오는데, 개당 천 원하는 셈이지요. 초밥의 신선도나 식감은 그다지 뛰어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기본 이상은 됩니다. 고급 초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마트나 일식전문점을 표방하는 식당의 것에 비하면 좋은 편입니다. 또 방어회, 광어회, 자리회 등 밑반찬이 아주 풍성하다는 것이 이 집의 결정적인 강점입니다.
제주 시내의 외곽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유명 횟집처럼 근사한 전망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초밥의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가볍게 이 집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