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이 생각하는 관광지에서의 가장 큰 낭패는 ‘맛집이라 믿고 간 곳에서 배신 당했을 때’라고 생각해요. 블로그 여기저기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입 모아 맛집이라 칭찬 일색이길래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찾아갔는데, 웬걸. 조미료 범벅에 최소한의 손맛도 들어가지 않은 듯한 무성의한 음식을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먹게 됐을 때, 너무너무 억울하지요. 잭을 따라 맛집을 여행하시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중에서도 조미료와는 거리가 먼 음식점, 청정한 재료에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간 듯한 따스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을 한 군데 소개하려 합니다.
만장굴에서 산굼부리 가는 길목, 대로변의 표지판 따라 들어서면 방주 할머니 식당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으리으리한 건물은 아니지만 작고 아담한 식당 내부가 정감 가는 곳인데요, 이곳의 주메뉴는 고사리비빔밥과, 도토리묵 무침, 손두부, 콩국수 등입니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는 제주 고사리의 맛! 청정 자연에서 자란 고사리를 듬뿍 넣은 비빔밥은 한 번 맛보면 시시때때로 생각날 정도로 마성의 음식이었습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고사리는 야들야들한 게 마치 고기를 씹는 듯한 식감을 자랑하며, 여러 나물에 듬뿍 쳐진 들기름의 고소한 냄새는 두 말하면 잔소리지요.
여기에 주인 할머니가 깨끗한 제주도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만든 두부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영양 만점인 콩비지는 필요하다고 하면 공짜로 얻을 수 있어, 어머님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