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너머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곳, 저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우도섬까지 한눈에 가득 담을 수 있는 곳, ‘그리운바다 성산포’는 고등어회 전문점입니다.
가게 이름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이생진 시인의 시 제목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었답니다. 뭍 사람들에게는 그 이름도 생소한 ‘고등어회’, 고등어를 구이로만 먹어온 잭은 살아있을 때 특유의 비릿한 향이 떠올라 처음엔 조금 뜨악했더랍니다. 그래서 다른 메뉴로 우회하려했지만 “회를 싫어하는 사람조차 맛있게 먹고 갔다”는 사장님의 추천에 의해 고등어회를 먹었습니다.
종잇장처럼 얇게 저며진 회를 싫어하는 잭의 눈에, 두툼하게 썰어 나온 고등어회가 우선 시각적으로는 합격점이었습니다. 또 드문드문 보이는 고등어의 푸른 등껍질은 어찌 그리 생기가 넘치던 지요. 유난히 반짝반짝 빛나는 껍질이 붙은 회 한 점을 이 집의 방식대로 먹어봅니다. 이 집만의 방식이란, 깻잎 위에 고추냉이에 비벼진 밥 조금, 회 한 점, 특제 소스, 마늘과 생강을 넣고 쌈으로 먹는 것을 말합니다.
맛의 결론은? 우려했던 비린내는 전혀 나지 않고 담백한 맛만 입안에 남았습니다. 그냥 회만 집어먹으면 고등어회 특유의 식감이 보존되어 더 좋았습니다. 몇 점 먹다보니 접시가 바닥을 드러내 서글플 따름이었지요. 하지만 고등어구이와 밥으로 마무리했더니 전혀 아쉽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