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은 카운터 뒤, 양옆으로 넓게 트인 창 너머 우뚝 솟아있는 성산일출봉의 모습이 근사하게 보이는 카페를 찾아갔습니다. 배멀미가 심한 탓에, 성산포에서 일렁이는 물결 따라 흔들리는 낚싯배에서 잠시 낚시질을 멈추고 말이지요.
통나무와 시멘트의 조합이 무척 잘 어울리는 외관을 가진 베이커리카페입니다. 여느 도시에서 볼 법한 인테리어라 별다른 감흥은 없었지만, 제주 특산물로 만든 케이크와 음료가 핵심을 이루고 있던 메뉴 구성이 참 좋았습니다. 다른 곳도 아닌 제주인데, 천편일률적인 메뉴를 가진 곳을 보면 살짝 무성의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는 제주도의 여행지를 연결해 놓은 벽화가 그려져 있고, 여러 풍경들을 찍은 사진들이 작은 액자에 담겨 걸려있습니다. 손님의 동선을 고려한 인테리어, 이런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잭은 일출봉케이크와 나스미깡 차를 주문했는데, 케이크는 꼭대기에 한라봉이 알알이 박혀있는 모습이었고 나스미깡 차는 상큼한 오렌지 빛깔을 띠고 있었어요. 나스미깡이라니, 이름이 참 생소하지요? 이는 상품화가 되지 않아 오직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과일인데, 초여름에 익는 귤로 ‘하귤’이라고도 합니다. 오렌지보다 신맛이 강하고 자몽처럼 약간의 쓴맛도 나는 과일이지요. 케이크와 잘 어울리는 조합이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