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푹 고아낸 깊은 맛의 육수와 부드러운 면, 그 위에 올망졸망 올라간 돔베고기까지. 제주에서는 고기국수가 아주 유명하지요? 국수 맛집을 모두 평정한 집들도 대부분 고기국수가 주 메뉴이지만, 잭은 이번에 시원한 멸치다시로 맛을 낸 국수가 맛있는 집을 소개할까 합니다.
작고 허름한 외관이 실비집을 연상케 하는 ‘우연국수’의 내부는 아주 좁습니다. 몇 없는 테이블은 잘해봐야 20명 남짓 겨우 앉을 수 있을 만큼 좁고, 인테리어도 볼품없습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맛집이 으레 그렇듯, 남루한 외모를 갖췄지요. 메뉴는 멸치국수, 갈비, 뼈 없는 닭발, 닭똥집으로 딱 4가지, 단출합니다. 잭은 이 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갈비, 멸치국수 조합으로 시켜봅니다.
주문이 들어가니 한켠에서 할머님이 부지런히 갈비를 연탄불에 구워내십니다. 제주산 돼지갈비와 닭발 모두 연탄불에 정성스레 구워주시는 맛이 일품입니다. 고기의 쫄깃한 식감에 약간은 거칠면서도 고소한 불내가 곁들여지니 맛이 한결 깔끔해집니다. 멸치국수의 시원함까지 함께 하니, 왜 사람들이 이 둘을 함께 시켜 먹는지 알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