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유적 : 역사의 숨결 깃든 제주도
  • 1. 김정희유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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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혜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제주도가 아이러니하게도 조선시대에는 대표적인 유배지였다고 한다. 추사 김정희를 비롯해 우암 송시열, 면암 최익현 등 제주도로 유배 온 조선시대의 지식인과 정치인이 무려 200여 명에 달한다고. 경남의 거제도 그러했듯, 섬의 운명이란 것이 그 옛날에는 사람을 가두고 징벌하는 단절과 고통의 장소로 활용되곤 했나보다. 같은 이유로, 현대에 들어서는 뭍 사람들이 자연을 느끼며 힐링하기 위해 섬으로 떠난다.
    그중에서도 대정현은 추사 김정희가 유배를 와 9년 동안이나 머물렀던 곳이다. 유배는 조선시대 형벌 중 사형을 면한 형벌로 중죄 이상일 때 내려진 단죄의 방법이었다. 죄가 무거울수록 임금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냈다 하니 제주도로 보내졌다면 속사정이 알만도 하다. 그는 오랜 유배생활을 통해 마음을 초연히 하고 겸손한 자세로 독특한 예술성을 가진 추사체와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인 세한도를 완성하게 된다.
     
     
    2. 제주목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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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들이 쌩쌩 달리는 아스팔트 도로 옆, 딱딱한 직사각형 모양의 빌딩 사이로 전통 가옥이자리한 모습. 그리 무심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군들 오가며 쳐다보지 않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존재 자체가 유니크했다. 모든 물건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곳에 있는 ‘순간부터’ 독특하고 신기하다. 이 가옥이 그러했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가옥의 모습이라니, 사람들은 이를 일컬어 제주목에 들어선 관아라 해서, 제주목관아라 부른다.
    현재는 가옥의 빈터만 남았지만 본래 탐라국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중요한 관아시설이 있었던 곳으로 국가지정 보물 제322호인 관덕정 주변에 많이 분포해 있다. 지금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일종의 제주도청인 셈. 일제강점기 때 심하게 훼손되어 자칫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했지만, 여러 차례의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유물과 관련 학자들의 고증을 토대로 2002년 12월에 복원되었다.
        
     
    3. 삼성혈

    삼성혈(三姓穴)이란, 세 개의 구멍을 뜻하는데 이 구멍에서 제주도 시조인 고씨, 양씨, 부씨, 삼신인이 태어났다 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 사실 모든 위인이나 나라의 탄생에 관한 설화라는 것이 실로 비현실적이기 짝이 없어, 이 구멍에 관한 이야기도 그저 그러려니 하는 사람도 있을 게다. 허나 수백 년 된 고목에 둘러싸여 ‘벼슬 품(品)’자 모양으로 나있는, 이 세 개의 혈에는 눈비가 내려도 눈이 쌓이거나 빗물이 고이지 않는다고.
    게다가 이 혈들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이 혈을 향해 일제히 고개를 수그리고 있는 모습까지 보면, 정말이지 영험한 기운을 뿜어내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또 이 인근에 자란 나무들 모두 건강하게 자라기까지 하니, 제주도민 사이에서는 무릇 생명력을 가진 ‘혈’로 통하고 있기도 하다.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생명의 나무’가 서있던 숲이 생각나기도 하고, 여하튼 오묘한 기운이 흐르는 숲이다. 그런 까닭에 전국 방방곡곡, 세계각지에서 힐링투어 코스로 빼먹지 않고 꼭 들르는 곳이라고. 그들 사이에서 삼성혈은 ‘파워스팟’으로 통하고 있었다.
     
    4. 관음사
    한라산 등반 코스 중 하나인 관음사 코스의 초입에 들어서 있는 자그마한 사찰. 전통적으로 토속신앙과 함께 불교가 깊이 뿌리를 내린 제주에서는 오름 못지않게 크고 작은 사찰도 종종 볼 수 있다. 부처의 제자 중 한 명이 고대 탐라국을 방문했다는 전설과 한라산의 원래 이름이 ‘나한산’이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 제주에 불교가 들어온 시기는 탐라국 시대였다는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관음사도 이때부터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경내로 들어가는 긴 진입로가 인상적인 관음사는 18세기 조선의 유교국시 정책에 의해 모든 사찰이 폐쇄될 때 함께 철거됐으나 1900년대 초 지금의 위치에 다시 재건되었다. 관음사는 한라산 등반 코스 중 하나인 관음사 코스의 초입에 들어서 있으며 관음사 야영장 등 주변 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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