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복빵집

주소
경상남도 진주시 평안동 151
오시는길
진주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반도병원 정류장에서 일반버스 350번 승차 후 중앙시장 정류장 하차
한줄정보
이용시간 정오~재료소진시(대략 16시쯤) / 예산 5천원 / 대표메뉴 꿀빵(동절기), 찐빵 / 주차장 無 / 연중무휴
상세설명
충청도에 안흥 팥찐빵이 있다면 경남 진주에는 수복빵집이 있다! 그냥 빵집이랑 팥찐빵이라는 지역의 명물이랑 어떻게 비교가 되느냐고? 당연히 비교가 된다. 수복빵집도 찐빵을 전문적으로 파는 집이기 때문에. 하지만 다른 사이드메뉴도 곁들여 팔고 있으니 편의상 빵집이라 부르기로 한 게 아닐까.

파란 간판 하나 걸어둔 것이 다인 집, 멀리서도 제법 눈에 띈다. 출입문에도 스티커 작업으로 가게 이름을 적어두었는데, ‘빵’자를 특히 강조해 사이즈를 키워두었다. 사장님의 센스인가? 여하튼 어지간히 오래된 집인 것만은 분명하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6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2대째 가업을 잇는 것이라 했다. 유독 빵에 관해서는 가업처럼 대물림되는 집이 많은 것 같다.

예상대로 안은 비좁다. 테이블 네댓 개가 전부이고 그마저도 가격이 좁다. 옆 사람이 무슨 얘길 하는지 다 들릴 정도다. 식당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낡을대로 낡아 빠졌다. 찐빵, 꿀빵, 단팥죽, 팥빙수를 취급하는 단출한 차림표도 낡았고 테이블, 의자, 식기류, 주전자까지 빠짐없이 낡았다. 타임머신 타고 그 옛날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묵직한 표정으로 말없이 주문을 받고 빵을 내주는 내외의 모습이 시크함 그 자체다. 추운 날 팥빙수 되냐고 물었더니, “이 추운 날 될 리가 있겠냐”며 타박을 한 바가지로 날려주신다. 그래, 잠시 소명을 잊었다. 맛집에 가서는 맛있다고 소문난 걸 먹어야지.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 한 접시가 놓였는데 얼핏, 돈까스인 줄 알았다. 거무칙칙한 고동빛 소스를 한 바가지 끼얹은 빵 쪼가리들. 정녕 이게 찐빵이란 말인가. 먹어보니 찐빵임이 틀림없다. 소스의 정체는 팥이었다. 아마도 마법의 제조과정 끝에 탄생했을 팥소스, 달지만 물리도록 달지 않게 오묘한 밸런스를 맞췄다. 찐빵 안에도 팥소가 들어있지만 자꾸자꾸 찍어먹고 싶다. 찐빵 퐁듀라고 해두자. 쫀득한 찐빵의 식감과 달콤한 팥소스의 궁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Jack’s Tip.
1. 꿀빵은 시즌 한정판으로 날이 선선해질 무렵부터 따뜻해지기 전까지 판다. 찐빵 못잖게 인기가 좋아서 일찍 찾아가는 것이 좋다.
2. 인근에 천왕식당이 자리하고 있어 이집과 함께 들르는 맛집 코스로 유명하다. 찐빵을 에피타이저로 하느냐 디저트로 하느냐의 차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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