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한정식

주소
경상남도 진주시 신안동 34-23
오시는길
진주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농협중앙지점 정류장에서 일반버스 344번, 251번 승차 후 회차지(16번) 하차
한줄정보
영업시간 11시~22시 / 예산 4만원 / 대표메뉴 아리랑상차림 / 주차장 有 / 매달 셋째주 월요일 휴무
상세설명
한국은 개발도상국 시절 힘든 보릿고개를 꾸역꾸역 넘어와 그런지 ‘먹는 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덕분에 한 끼 식사에도 국과 밥, 반찬의 가짓수가 통상 정해져 있을 정도로 밥상문화가 발달했다. 그래서 초면에 낯이 서던 관계들도 조금 친해지면 밥부터 같이 먹으러 가고 본다. 아니면 친해지기 위해서 밥을 먹는다거나. 예나 지금이나 접대의 시작은 융숭하게 차린 한 끼 식사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좋은 사람을 데리고 어떤 곳에 가서 식사를 하면 좋을까. 메뉴는 많겠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선 한정식만큼 좋은 메뉴가 없다. 민족문화의 얼이 담긴 밥상이니 정서적으로도 잘 맞고, 무엇보다 선조들이 연구해온 레시피가 대대손손 물려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인의 입맛은 같은 민족인 한국인이 제일 잘 알 테니 말이다.

여기 진주에는 남강의 수려한 경치와 함께 한 끼 식사 대접하기 딱 좋은 아리랑한정식이 있다. 지천으로 널린 게 한정식집인데 꼭 진주의 집이어야 하느냐고? 이집에서는 옛 진주부터 전해지고 있는 교방음식을 맛볼 수 있다. 교방의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기생이었겠지만, 그 못지않게 다양한 음식과 술도 잔치의 흥을 더욱 달구어줬다. 옛날에는 관찰사 등의 중앙에서 관리가 내려오면 그들을 접대하기 위해 진주의 교방에서 곧잘 연회가 베풀어졌다고 한다.

교방음식에 대한 썰을 잠시 접어두고 있으니 큰상이 들어온다. 오색찬란한 교방교자상은 마치 꽃밭을 상으로 옮겨놓은 듯 상차림이 화려하다. 이런 식으로 서너 번 상차림이 바뀌는데, 횟수와 종류는 어떤 코스냐에 따라 다르다. 비쌀수록 가짓수는 풍부해지고 귀한 음식도 많이 나온다.

문어, 낙지, 전복, 조개, 가오리 등을 이용한 해물요리와 육류요리가 주류를 이룬다. 식감도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먹기 좋게 적당히 스무스하거나 적당히 쫄깃하다. 함께 나오는 채소들도 그렇고 선도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개중에서 조선잡채란 특이한 놈이 보인다. 당면이 없는 잡채, 들어는 봤으려나. 원래 옛날에는 잡채에 당면이 들어가지 않았단다. 여러 가지 해산물과 쇠고기, 고사리, 도라지, 산채를 겨자에 무쳐 숙성시켜 먹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잡채는 중국풍으로 약간 변형된 것이라고. 기름기와 면이 제거된 잡채 맛은? 담백함과 새콤달콤함의 공존, 개인적으로는 그냥 잡채보다 더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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