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호는 1970년 남강을 막아서 만든 남강댐 건설과 더불어 형성된 인공호수로 경호강과 덕천강이 만나는 곳에 있다. 홍수 조절과 주변 일대의 상수도, 관개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이용되는 기능성뿐만 아니라 맑은 물과 수려한 주변 경관 덕분에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위에 선착장과 물홍보전시관, 동물원, 어린이동산, 호텔 등의 다양한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어 경주보문단지 못잖은 관광 복합단지로 거듭나고 있다. 그래서 진주성을 중심으로 한 진주 여행과는 별도로, 진양호 투어 노선이 독자적으로 인가를 끌고 있다. 또 해거름 무렵 지리산의 여러 봉우리 사이를 굽이쳐 흐르는 푸른 호수가 붉은 빛으로 반짝이는 풍경도 무척 근사하다. 맞닿은 산의 주둥이가 떨어져가는 해를 꿀꺽 삼키기 직전까지, 낙하하는 태양빛의 우아함은 진양호 주변을 은은하게 물들인다.
우약정과 가요의 황제 남인수 동상을 지나면 365개를 가지런히 쌓은 ‘일년 계단’이 나온다. 백팔번뇌에 휩싸인다는 백팔계단의 세 배가 넘는 엄청난 양인데, 이를 연인과 손잡고 끝까지 오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어딜 가나, 사랑의 소망을 이뤄준다는 유형물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힘든 계단을 오르면 자신도 모르는 새, 인상이 처참히 구겨질지도 모르니 표정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