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상 위에 핀 화려한 꽃의 향연, 진주 교방..
  • 나랏님을 접대하듯 정성어린 밥상
    그것은 차라리 예술이었다
     

    ▲진주 교방음식 상차림 Copyright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예부터 진주는 지리산의 건강한 토질과 남해 청정해역에서 난 풍부한 농수산물을 가까이 할 수 있어 산해진미의 다양한 음식문화를 향유해왔다. 한데 현재까지 계승되고 있는 진주의 다양한 먹거리들은 모두 교방음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진주 교방음식의 기원은 저 멀리 아득한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시대에는 관찰사 등 중앙에서 관리가 내려오면 귀한 나랏분들을 접대하기 위한 연회가 베풀어지곤 했다. 사극에서도 봐왔듯 관리를 접대하기 위한 장소로는 대부분 고급 기방을 이용했다. 무릇 사내들이란 음악이 있는 곳에 술이 있어야 했고, 술이 있는 곳엔 여자가 있어야 흥이 나기 때문이리라. 관리들을 한자리에 앉히고는 기생들의 가무와 술을 곁들이는 진주교방청의 연회음식을 선보였다. 당시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더 화려하고 거대했을 지도 모를 일. 진주의 교방음식은 이렇듯, 조선 중기에 관리 접대문화를 통해 꽃을 피웠다.
     
    상차림을 빼곡하게 채우는 음식 하나하나가 마치 꽃을 피우듯 아름답게 수놓아진 교방음식의 유명세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니 이를 먹으러 멀리 한양서 달려오는 선비들도 있었다고 한다. 커다란 구절판부터 작은 젓갈까지 정성어린 손맛으로 살뜰하게 채워지는 교방 상차림은 대부분 궁중음식과 제철농수산물을 이용한 향토음식으로 차려진다. 따라서 상을 차리는 사람은 계절의 순환 따라 지리산 자락과 남해안 바닷가에 무엇이 나고 자라는지 해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하여 익힐 것은 충분히 익히고 삭힐 것은 깊게 삭혀 재료 본연의 맛과 어우러진 전통적 양념 맛을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커다란 상에 백봉령죽, 물김치, 신선한 야채와 홍시소스, 수수부꾸미, 삼색전, 생선회, 홍어삼합, 조기구이, 서대구이, 가오리찜, 산나물구절판, 신선로, 두부선, 호두장과, 죽순잡채, 더덕양념구이, 건구절 등 2~30가지 음식으로 빼곡하게 채워진다. 눈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더니, 교방상의 꾸밈은 차라리 예술에 가깝다. 입에 넣기조차 아까운 음식들, 이럴 때 필요한건 뭐? 바로 카메라! 먹기 전에 반드시 사진으로 남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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