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정오~23시(break time 14시30분~18시) / 예산 3~11만원 / 대표메뉴 코스요리 / 주차장 有 / 명절 휴무
상세설명
고색창연한 이름인데다가 외관마저 전통의 향기 물씬 느껴지는 한옥 고택이다. 그러나 전통 한옥을 표방하고 있는 외관과 달리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이 근대식으로 리모델링되었다. 그것은 세월에 스러져 전통의 미학과 기능성이 빛바래, 어쩔 수 없이 최대한 전통식에 맞게 손을 본 것이 아니었다. 부러 전통의 공간을 뜯어내고 끌어내, 그 자리에 현대적 감각의 인테리어를 끼워 넣고 조화를 이루어냈다. 이 집은 이렇듯 건물부터 요리까지 모두 퓨전일색이다. 퓨전 고택과 퓨전 한식의 만남, 새롭다.
집주인 이력이 놀라웠다. 구한말 세도가였던 여흥 민씨 가문, 민영휘의 아들 민대식이 1930년에 아들 민병옥을 위해 지은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채광과 전망을 위해 안방을 끌어내고, 사랑방을 응접실로 꾸몄다. 화장실을 내부에 둔 채 복도로 연결하는 등 생활 동선과 다소 맞지 않는 한옥의 불편함을 최대한 해소했다.
한옥의 전통적인 구조인 ‘ㄷ’자나 ‘ㄱ’자가 아니라 ‘H’자로 되어있는 것부터가 독특하다. 서까래가 드러난 천장 아래 걸려있는 화려한 샹들리에, 삐걱대는 나무 바닥을 신발을 신고 걸어 다니는 풍경,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패턴의 벽지까지. 한옥의 골격만 살리고 상당 부분 현대식으로 개량됐다.
점심때는 비빔밥과 장국, 콩나물밥과 나물 등 한식에 초점을 맞춘 요리들을 맛볼 수 있지만 저녁때는 대부분 양식이 나온다는 점도 독특하다. 심지어 그 한식과 양식마저 순수한 한식과 양식이 아니다. 양식에 된장과 간장, 고추장 등 한국의 장 종류가 들어가는가 하면 너비아니를 스테이크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놀라운 것은 서로 이질적여 보였던 식재료들이 이집에서는 원래부터 그런 레시피가 있었던 마냥 조화로운 맛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입과 속이 편안해지는 맛이랄까.
음식 맛도 맛이지만 한옥의 고풍스러움과 유럽식 디자인의 앤티크함이 가미되면서 특유의 세련된 느낌의 공간이 이집의 장점. 또 그 공간은 저마다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어 사교 모임에 꽤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