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9시~23시 / 예산 6~8천원 / 대표메뉴 육회, 육회덮밥 / 주차장 無 / 매월 첫째 일요일 휴무
상세설명
광장시장 육회골목의 시초가 된 집이다. 이집이 육회를 팔면서 대박나자 네댓 개의 집들이 우후죽순처럼 문을 열자 나름 육회골목으로 특화된 것이다. 육회의 본고장이 아닌 서울에 들어선 육회 맛집이라니, 뭔가 참신한 조합이긴 하다. 그것도 40년 내력을 지닌 제대로 된 노포다. 노포는 다져온 세월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맛은 보장이 된다. 그래서 처음 갈 때도 불안감이 그나마 덜하다.
시장에 있는 집들이 대개 그렇듯 낡고 허름하다. 하지만 전통시장 안에서는 오히려 이런 후미진 시설이 하나의 멋이 된다. 세월의 더께가 짙게 깔린 푸근함이랄까. 메뉴는 육회와 간, 천엽, 육회비빔밥 네 가지. 대부분 1만원 안팎으로 착하디착한 가격을 자랑한다. 아마 한우가 아닌 육우를 써서 그런 것이리라. 그래도 여전히 싸다.
하얀 접시에 잘게 썰린 선홍빛 육회가 편편하게 펼쳐져 있다. 깨가 솔솔 뿌려져 있고 중앙에는 정석처럼 계란 노른자가 떡하니 올라가 있다. 육회 아래로는 채썬 배가 뽀얗게 깔려 있다. 코끝으로 확 밀어닥치는 참기름 꼬순내와 약간의 단내, 육회 향의 정석이다.
고소함과 달짝지근한 맛에 점철된 육회의 식감은? 쫀득하고 탄력있다. 한편으로 부드러움도 잃지 않았다. 함께 나오는 뭇국은 육회와 찰떡궁합! 고수의 집이 맞긴 맞나보다. 일본 전문 조리학교 교장이 찾아와 이집 육회를 맛보고 극찬했다는 전설 간직한 곳이라는데...과연 허명은 아닌 듯하다.
노른자와 채썬 배를 분리해서 주지 않은 점이 조금은 아쉽다. 막회 스타일로 마구 비벼먹으란 뜻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잭은 노른자의 비릿한 향과 배의 달큰함이 육회의 맛을 많이 가린다고 생각한다. 비벼먹는 스타일이라 맛은 아주 훌륭하나, 육회의 식감을 좀 더 살렸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도... 그래도 혼자 찾아온 손님에게 육회와 간, 천엽을 적당히 섞어 1인분 양에 맞춰 내주는 센스는 아주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