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공원은 애초에 1992년에 SK그룹의 민자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공원이었다. 흘러간 세월을 피하지 못한 것은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이곳 역시 곳곳의 시설 노후와 높은 담장으로 인한 진입불가 등 시민들이 이용하기 힘든 문제가 곳곳에 산재해 있었다. 오래된 연식으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이름만 공원’으로 전락해가던 찰나, 서울시가 대대적인 재정비에 나서면서 지난 2011년 11월에 재개장했다.
재개장 후 가장 놀라운 변화는 기존의 높은 담장에 가려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던 폐쇄형 구조가 전면 개방형 구조로 바뀌었다는 점. 시민과의 소통을 가로막던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느티나무를 포함한 6천 그루의 나무와 8천 포기 야생화를 심었다. 시야를 갑갑하게 가로막고 있던 담장을 허무니 이렇게 탁 트인 공원의 전경이, 그리 시원할 수가 없다. 또 좋은 느티나무를 이곳에 심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서울난지물재생센터까지 까지 찾아가 관리부서 직원들을 삼고초려했다고.
다음은 이 공원을 한글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의지 하나로 만들었다는 ‘한글글자마당’. 재외동포와 다문화가정 등을 포함한 1만1172명의 국민들이 직접 쓴 초성·중성·종성으로 조합된 한글 1만1172자가 돌에 새겨져 있다. 돌은 주춧돌 31개와 낱개돌 78개로 이루어졌으며, 들쑥날쑥 솟아있는 모습이 역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