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은 제주에 오면 돔베고기를 고명으로 올린 고기국수를 많이 찾는다. 멸치로 다시를 낸 개운한 맛의 잔치국수에 익숙한 뭍 사람들에게는 새롭고도 새로운 음식일 터. 한데 제주에는 고기국수 외에도 새로운 국수를 파는 집이 있으니, 바로 주상절리회국수 되겠다.
이 집의 주력메뉴는 회국수란다. 힘들게 찾아갔더니 바다를 끼고 사는 동네 사람이라면 지겹도록 먹어봤을 회국수? 도대체 어느 대목에서 새로움이 느껴진단 말인가! 새롭기는커녕 여기저기서 회국수 좀 먹어봤던 까닭에 식상함이 먼저 피어 오르던 찰나, 가만! 다시 보니 이 집도 나름의 전략이 있다. 회국수에 올라가는 회가 갈치회란다. 보통 가오리회나 참치, 한치, 그도 아니면 제철 수산물을 올리기 마련인데 갈치회가 올라간 국수는 처음 먹어본다. 사실 어떤 이에게는 갈치회조차 낯이 설 수도 있겠다. 구이로만 먹던 것을 날 것 그대로 먹자니, 심심한 거부감이 들 수도.
그러나 이 갈치회가 제주에선 물건 중에 물건이라는 사실! 뭍에서 갈치요리깨나 한다는 집들 가보면, 대부분 제주산지 직송 갈치를 쓴다는 것만 봐도, 제주의 갈치는 귀하디 귀한 식재료라는 걸걸 것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집은 전복회, 한치회, 활어회 등 다양한 회국수를 팔고 있다.
회국수만 먹기에는 날이 아직 차갑기 때문에 전복해물칼국수도 함께 시켜본다. 이윽고 준비된 상차림은 단출한 편이다. 양파절임과 샐러드, 김치, 톳나물무침 등 곁반찬의 가짓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는 필시, 메인 요리에 집중하라는 것!
넙적하고 평평한 접시에 국수가락과 갖은 야채를 담고, 위로는 갈치회와 때깔 좋게 올라가 있다. 새콤달콤한 양념장과 국수가락이 보기 좋게 뒤섞인다. 깻잎, 상추, 양파, 양배추의 아삭한 식감과 함께 하는 맛이 아주 좋다. 다음은 푸짐한 구성으로 치자면 절대 밀리지 않을 것 같은 칼국수. 커다란 딱새우와 전복, 홍합, 게, 바지락이 골고루 들어가 있으니 해몰종합세트가 되겠다. 이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육수 맛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거다. 제주의 깊은 바다맛을 그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주상절리회국수로 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