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량갈비와 필적할 만한 돼지갈비 맛집이다. 같은 자리에서 10년 넘게 돼지고기 하나로 한결 같은 맛을 지켜온 집. 맛집에 십년이면 너무 약한 거 아니냐고? 천만에, 하루 걸러 한 집 사라지는 변화무쌍한 경성대 상권에서 십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오직, 돼지갈비 하나는 끝내주게 맛있어서 지금까지 장수할 수 있었던 것. 처음에는 연세 지긋한 노부부가 운영했으나 지금은 그 아들이 물려받아 식당을 이끌고 있다. 이로써 이 집 역시 2대를 넘기는 전통 맛집이 된 것!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꽃단장을 끝낸 식당 안은 때깔부터가 남다르다. 온통 삐까번쩍! 1층 개방홀, 2층은 개별룸으로 이루어져 있어, 단체 예약이나 피로연을 갖기도 부족함이 없다. 고기를 주문하면 일반적인 고깃집 상차림으로 테이블이 세팅된다. 허나 그 와중에 고운 빛깔 자랑하는 오이냉국이 있으니! 미역 없이 오이와 고추만 둥둥 떠있는 비주얼이 어딘지 모르게 밍숭맹숭한 느낌이긴 하나, 맛은 시원하고 깔끔한 것이 오히려 괜찮았다.
갈비 맛의 생명은 좋은 등급의 고기와 비법 담은 특제 양념장! 이 집은 두 가지 조건을 잘 갖추며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불판 위에 구울수록 그 맛의 깊이는 더 선연하게 드러난다. 오랜 숙성을 거쳐 연하고 부드러운 육질 사이사이로 잘 스며든 양념장은, 우선 간이 완벽했다. 간혹 갈비 맛집이라는 델 찾아가보면, 숙성단계에서 힘을 너무 준 모양인지 간이 센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집은 그마저도 잘 맞췄다. 또 양념이 많이 달지 않아 오래 먹어도 물리지 않고 뒷맛이 개운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