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18시~2시(주말은 3시) / 예산 5천원 / 대표메뉴 감자튀김 / 주차장 無 / 매월 마지막 일요일 휴무
상세설명
이미 저녁을 배불리 먹고 술 한 잔 걸쭉하게 끝낸 여행자들이여! 배를 생각하면 이대로 돌아감이 현명하나 숙소로 향하기에 어딘지 모르게 아쉽다? 어떻게 찾은 부산인데, 오직 이 한 밤을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쏘냐? 숙소에서 간단하게 캔맥 하나 할까도 싶지만 그것은 분위기에 대한 배신이기 때문에 곧 죽어도 안 된다!
이런 사람들 좀 있을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잭이 저런 케이스인데,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나 저녁 무렵 밀려오는 여독은 시원한 생맥주로 푸는 타입이다. 그런데 이미 오만 맛집을 다 섭렵한 상태라, 뱃속 ‘여백의 미’ 따위는 실종된 지 오래. 그럴 때는 가벼운 안주에 가볍게 생맥주 한 잔 하는 집을 찾아가자. 하지만 이때! 안주가 가볍다고 해서, 맛까지 가벼워선 안 된다.
서문이 길었다. 이토록 서문이 길었던 데에는 바삭바삭한 전설의 감자튀김 맛을 선보이고 있는 ‘낙타깡’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요즘 봉*비어, *보이 등 가벼운 피쉬앤칩스 전문점이 많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 낙타깡 역시 이 시류에 편승해 연 집이다. 허나 낙타깡은 다른 집들과 달리 메뉴를 감자로 대동단결했다.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랬다고, 최고의 감자로 최고의 맛을 이끌어내겠다는 주인의 뚝심 때문이다. 그 자부심이 어마어마한지라 감자가 시원치 못한 날에는 장사도 하지 않는다고(...)
어떤 감자를 시키고 어느 자리에 앉든 간에, 감자는 ‘POTATO ONLY'라는 지정석에 꽂아두고 간다. 테이블 가운데 휑하게 뚫려있는 구멍이 바로 감자의 지정석. 바삭하게 잘 튀겨진 감자를 하나씩 주워 먹는 맛은? 절로 맥주를 부르는 맛, 맥주와의 최고 궁합을 자랑하는 맛, 정도라고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