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관광객들의 서울투어 중 필수코스라는 명동교자. 그도 그럴 것이 명동에만 무려 두 곳이나 들어서있지만, 식사 때면 어김없이 두 집 모두 문전성시를 이루는 까닭에 명동교자의 소문을 몰랐던 외국인들도 홀린 듯이 들어가게 된다고.
오래된 회관처럼 허름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노포의 대표메뉴는 칼국수와 만두. 올해로 개업 47주년을 맞는 명동교자는 본래 수하동의 한 골목에서 ‘장수장’이라는 이름의 작은 식당으로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기 시작하자 명동으로 진출하게 된 것. 그때 이름도 ‘명동칼국수’라 바꿨지만, 유사 간판을 내건 식당이 난립하게 되면서 다시 ‘명동교자’라는 이름으로 교통정리를 마쳤다.
가장 인기가 좋다는 칼국수는 구수하고 깊은 맛의 육수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면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육수의 비결은 6시간 동안 푹 삶은 닭에 있었다. 소금으로 간을 하면 쓴맛이 난다 해서 오직 천일염만으로 간을 맞춘다. 그러다 보니 뒷맛이 깔끔하고, 슴슴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을 내는 것이다. 부드러움과 쫄깃함을 동시에 갖춘 면은 사정없이 패대기 친 반죽단계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 이 칼국수에 마늘향이 강한 아삭한 김치를 한 입 올려 먹으면 궁극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칼국수 못잖게 인기가 많은 만두. 부드럽고 얇은 피와 어우러진 담백하고 진한 만두소의 맛은 입안에서 환상적인 미각의 조합을 이끌어낸다. 곱게 다진 돼지 살코기와 부추, 무말랭이, 참기름을 섞어 만든 만두소는 저온 숙성을 거쳐 더욱 완성된 맛으로 거듭난다. 속이 다 비칠 듯 얇은 피가 이 소를 감싸게 되니, 사르르 녹아버릴 듯한 부드러운 식감은 자연스럽게 보장된다.